홍콩서 '송환법 반대' 포스트잇 철거 놓고 물리적 충돌

입력 2019-07-11 11:39
홍콩서 '송환법 반대' 포스트잇 철거 놓고 물리적 충돌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의 공공장소에 붙은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포스트잇을 둘러싸고 찬반 양측이 충돌해 최소 3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10일 밤 정부 지지자들이 홍콩 야우통 지하철역 출구 부근 '레논 벽'에 붙은 포스트잇을 떼려고 시도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형형색색의 수많은 포스트잇에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 등이 적혀있었다.

SCMP는 오후 8시께(현지시간) 청년 10명 정도가 포스트잇을 정리하고 있을 때, 주로 중년층인 수십명이 이들을 둘러싸고 욕설을 하며 포스트잇을 떼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양측에서 더 많은 사람이 가세하면서 오후 10시께에는 200명을 넘겼고, 경찰은 현장에서 양측을 떼어놓으려 했다. 오후 11시15분께는 300명 정도까지 늘어났던 인원 대다수는 다음날 오전 1시께가 돼서야 해산했다.

SCMP는 이번 충돌 과정에서 최소 3명이 검거됐다면서, 이들은 10대 남성을 뒤에서 밀어 넘어뜨린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2명이 경찰 차량에 타는 것도 목격됐지만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확실치 않으며, 병원에 실려 간 사람도 1명 있다고 전했다.

SCMP는 11일 아침 포스트잇이 모두 떼어진 상태지만 누가 이러한 조치를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SCMP는 송환법안 관련 정부대응을 비판하며 포스트잇을 붙이는 '레논 벽'이 홍콩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찰이 타이포 지역에서 연락처와 주소 등 경찰의 개인정보가 기록된 포스트잇을 떼는 작업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혁명' 당시 입법회 건물 계단에 붙은 포스트잇들이 화제가 된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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