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전정 기능장애 쥐 치료 성공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내이(inner ear)에는 신체의 수평, 수직 운동을 조절해 몸의 평형을 유지하게 하는 전정기관이 있다.
전정기관 가까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hair cell)가 손상되면 이 전정기관에 장애가 발생, 신체의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유모세포는 감염, 유전질환 등으로 손상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어 노인들의 낙상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고기, 새, 도마뱀, 양서류들은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손상돼도 며칠이면 재생된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은 성체가 되면 유모세포가 거의 재생되지 않는다.
미국 연구팀이 이 유모세포를 재생하는 방법을 개발, 쥐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 전문의 앨런 청 교수 연구팀은 유모세포의 형성을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Atoh1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유모세포를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일단의 생쥐에 내이의 유모세포를 손상시킨 뒤 손상된 유모세포가 자연적으로 얼마나 재생되는지를 관찰했다.
손상된 유모세포는 약 3분의 1이 저절로 재생됐으나 미성숙 상태여서 전정 기능이 불완전했다.
연구팀은 Atoh1 전사인자를 자극, 이 단백질을 과잉 발현시켜 봤다.
그러자 손상된 유모세포의 70%가 비교적 성숙한 상태로 재생됐다. 이와 함께 유모세포가 손상된 생쥐의 70%가 전정 기능을 회복했다.
유모세포가 손상되기 전의 전정 기능이 회복될 만큼 유모세포가 충분히 재생된 것은 아니지만 이 방법은 전정 기능장애 치료법 개발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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