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수사 본격화…인천상수도본부·정수장 압수수색(종합2보)

입력 2019-07-11 15:10
'붉은 수돗물' 수사 본격화…인천상수도본부·정수장 압수수색(종합2보)

경찰, 2개 수사팀 20여명 투입…박남춘 인천시장 소환도 검토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박남춘 인천시장 등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11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피해 지역 정수장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 사무실과 서구 공촌동 공촌정수장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개 수사팀 수사관 20여명을 2곳에 나눠 보내 급수경로를 변경하는 수계 전환 관련 작업일지와 정수장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했다.

또 공촌정수장 내 탁도계가 일정 기준 이상의 탁도 수치를 기록할 때 제대로 경보음이 울리는지도 확인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전 9시께부터 시작돼 오후 1∼2시께 끝났다.

지난달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박 시장을 고발했다. 인천 서구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도 직무유기, 수도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김모 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을 고발했다.

경찰은 최근 두 고발인을 조사했으며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과 관련 분야 전문가 등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애초 박 시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한 고발장은 검찰이 접수했으나 경찰에 수사 지휘를 내렸다.



경찰은 사안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붉은 수돗물 사태 피해 지역을 담당하는 인천 서부경찰서가 아닌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겼다.

형법 122조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자신의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업무를 방치했을 때 적용된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금고형, 3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받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피고발인인 박 시장과 김 전 본부장의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과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며 "압수물을 분석하는 등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5월 30일 인천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며 발생했다.

당시 수돗물 탁도가 수계 전환 30분 만에 평상시보다 3배 수준으로 상승했는데도 인천시는 이런 사실을 전혀 간파하지 못했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1천세대, 63만5천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또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부질환이나 위장염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모두 1천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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