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동장관, 성범죄 억만장자 봐주기 논란에 "적절처리" 해명
검사장 시절 '감형협상'에 퇴진 압박 속 회견…추가피해 폭로 여성 나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 봐주기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알렉산더 어코스타 미국 노동장관이 10일(현지시간) "우리가 (사건을) 적절하게 진행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어코스타 장관은 이날 노동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연방검사장 시절 자신이 지휘한 엡스타인과의 감형 협상(플리바게닝)과 관련, "우리는 엡스타인이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우리가 했던 일을 했다. 그것이 초점이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이달 초 체포돼 기소됐다. 그러나 그는 11년 전인 2008년에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종신형 위기에 처했지만,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벌여 형량이 무거운 연방 범죄 대신 주(州) 범죄인 성매매 2건만 인정, 13개월을 복역했다. 어코스타는 이 사건을 맡은 플로리다 남부연방지검의 검사장이었다.
어코스타는 "우리 검사들의 작업이 없었다면 엡스타인은 그 주 범죄만으로 빠져나갔을 것"이라며 엡스타인이 복역을 피했을 수도 있었지만, 검찰의 노력으로 복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플리바게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실들이 간과되고 있다"며 "시대가 바뀌었고, 이 사건의 범위도 확실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또 엡스타인에 대해선 "(과거에) 성적 포식자(sexual predator)였고 지금도 성적 포식자"라고 부연했다.
어코스타 장관은 거취와 관련해선 "나는 내 일을 하고 있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다만 "만약 어느 시점에 대통령이 내가 이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결정한다면 나는 그것을 존중한다. 그것은 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민주당 소속인 엘리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어코스타 장관에게 23일 의회에 나와 증언하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제니퍼 아라오스(32)라는 여성은 15세 때 뉴욕에 있는 엡스타인의 맨션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당시 엡스타인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가지는 않았다고 말했으며 엡스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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