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서 임신부·아동 등 20여명 피살…'부족분쟁' 추정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파푸아뉴기니 산악 오지에서 부족 간 분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공격으로 임신부와 어린이 등 주민 20여명이 무더기로 살해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6시께 총과 흉기로 무장한 괴한들이 파푸아뉴기니 서부 헬라주(州)의 카리다 마을을 습격했다.
이들은 집을 불태우고 임신부 두 명을 포함한 여성 8명과 어린이 8명 등을 살해한 뒤 달아났다.
현지 보건 담당 관리에 따르면 일부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괴한들이 마을을 습격한 계기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은 지난 7일 가해자들이 속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족의 구성원 6명이 기습적으로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번 유혈사태가 이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 정부 당국자는 재보복으로 추가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면서,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수를 40명에서 14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마라페 총리도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범죄자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여주겠다"면서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그러나 공권력이 턱없이 부족해 유혈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라페 총리는 가해자를 색출해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60명도 되지 않는 경찰관과 임시처방 격인 군경 투입으로 어떻게 40만명이 사는 주에서 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남태평양 서쪽의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의 산악지대 부족들은 영역 다툼 등을 이유로 지난 수 세기 동안 다른 부족과 종종 충돌해왔다.
외부에서 총기가 유입되면서 충돌과정의 폭력이 과거보다 더욱 잔인해졌고 빈도도 잦아지는 추세다.
이웃 엥가주에는 유사한 폭력 사태를 계기로 정부군 100명이 주둔하는 임시 군사 요새가 설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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