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합 기원 고려인 '자동차 랠리팀' 2만5천km 대장정 돌입

입력 2019-07-09 22:18
한반도 화합 기원 고려인 '자동차 랠리팀' 2만5천km 대장정 돌입

유라시아-한반도 종주…"北, 입국·군사분계선 통과 아직 승인안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고려인)들이 남북한 화해와 한반도 해빙 과정에 힘을 보탠다는 취지로 러시아-중앙아시아-남북한을 자동차로 종주하는 오토랠리 행사를 5년 만에 다시 열었다.

고려인들은 지난 2014년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맞아 유사한 행사를 처음 개최한 바 있다.

한반도 화합을 기원하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취지로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오토랠리 2019-조상의 부름'으로 이름 붙여진 랠리 참가팀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떠나 약 2개월 동안의 대장정에 올랐다.



랠리 팀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 등을 거쳐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온 뒤 다시 러시아 극동을 통해 출발지 모스크바로 되돌아오는 약 2만5천km의 대장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과 러시아인, 일부 한국인 등 40여명이 랠리에 직접 참가한다.

랠리 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은 러시아 지역학자 박정곤씨와 동북아 평화연대 소속 직원 등 한국인 8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지프 등 10대에 나눠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내달릴 예정이다.

이날 출발에 앞서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인근의 자랴디예 공원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는 러시아 정부 및 모스크바시 인사와 주러 한국대사관 관계자, 현지 고려인 동포, 한국 교민 등이 참가해 랠리 팀의 장도를 격려했다.

고려인 4세로 랠리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 에르네스트는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으로 지속해서 변하고 있지만, 민간 외교 차원에서 남북한 화합과 통일에 한걸음의 보탬이라도 되는 것이 우리 행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랠리 팀은 예정된 루트를 거쳐 광복절인 오는 8월 15일 남북한 군사분계선(MDL)을 넘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랠리 팀의 북한 입국과 MDL 통과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는 "그동안 주러 북한 대사관 측과 지속해서 협의를 해 왔지만, 출발 당일까지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주러 한국 대사관 측은 "북한이 MDL 통과를 허용하면 우리 정부도 이들을 받아들일 예정"이라면서 "모든 것이 북한 측에 달렸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동북아 평화연대가 랠리 팀의 주요 도시 방문 등의 행사를 주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행사 때는 랠리 팀이 러시아 극동 하산을 경유해 북한 나진으로 입국한 뒤 북한 내 주요 도시들을 거쳐 경기도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었다.

2014년 행사와 올해 행사에 모두 관여한 한 관계자는 "5년 전에는 북한 측이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협조적이었으나 이번 행사에는 출발 당일까지 입국과 MDL 통과 허가와 관련한 확답을 주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