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PD "'아스달 연대기' 호불호 갈릴 것 예상"

입력 2019-07-09 11:37
김원석 PD "'아스달 연대기' 호불호 갈릴 것 예상"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에 집중…느린 진행 의도한 것"

"제작환경에 대한 비판 수용…반드시 개선돼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총 3부 16회 중 2부 12회까지 마치고 잠시 쉬어가게 된 tvN 주말극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PD가 작품 기획 의도와 자체 중간 점검, 여러 비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PD는 9일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스달 연대기'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장르와 시대를 다룬 점을 강조하며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드라마 안의 사람이 보이도록 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목표"라며 "'아스달 연대기' 속 캐릭터들도 모두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이다. 현대인들이 감정 이입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하 김 PD와의 일문일답.

-- 첫 방송 이후 호불호 평가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였나.

▲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애정 어린 비판 의견 충실히 반영해 남은 회차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아스달 연대기'는 기존에 연출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와 같은 드라마와는 규모, 배경, 접근방식이 다른 드라마였을 것 같은데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 드라마 안의 사람이 보이도록 하는 것, 이것이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든 제 가장 첫 번째 목표다. 고대의 인물들에게도 현대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여지는 충분하고, 그렇게 되어야 아스달 연대기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은섬, 타곤, 사야, 탄야, 태알하 모두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이다. 외부의 위협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살아 내는 모습은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 작품이 '어렵다'는 반응을 우려했을 것 같은데 쉽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한 지점은.

▲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초반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보다 그 세계에 대해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고, 대신 그 안의 인물을 따라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자 했다. 또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고의 자연환경과, 발달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뇌안탈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한글을 뒤집어 만든 언어라는 주장도 있다.

▲ 작가님들께서 체계를 만든 것이고, '발음'에 있어서는 언어학자의 조언을 받아 만들었다. 뇌안탈어의 단어를 만들 때 아나그램이 사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단어를 그저 거꾸로 뒤집어 모든 언어체계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 9월 방송할 3부 관전포인트는.

▲ 1,2부가 주인공들이 역경과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각성하는 내용이 주라면, 3부의 내용은 각성한 인물들이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보다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다.

-- 거액의 제작비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 당연히 부담스럽다. 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알려진 제작비가 높으면 '들인 돈에 비해 어떻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드라마 제작비는 18부 전체에 걸쳐 고루 쓰였다. 종종 드라마 초반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고 이후 용두사미가 되는 케이스도 있는데,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지 않다.



-- 3부로 나눠 편성한 이유는.

▲ 아스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이 좀 더 친숙해진 이후에 더 확장된 공간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3부는 미국드라마로 보면 사실상 시즌2 시작과 가까울 것이다.

--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첫 방송 직후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고 쓴 글의 의미는.

▲ 더 열심히 잘 해서, 어렵게 찍은 씬들 고생한 보람이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쓴 글이다. 드라마의 모든 회차가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하자는 의미였다. '아스달 연대기'는 제게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 제작환경 이슈에 대한 입장은.

▲ 제가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의 스태프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회사도, 저도 열심히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욱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 제작환경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앞으로 모든 촬영은 미리 A,B팀을 나눠 준비하고 기술 스태프뿐 아니라 미술 스태프도 로테이션 되도록 하겠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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