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설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건축 세계유산 등재
낙수장 등 '유기적 건축'으로 유명…2015년 보류됐다가 재도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구겐하임미술관, 낙수장으로 유명한 미국 건축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가 설계한 일련의 건축물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7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한 제43차 회의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20세기 건축'(The 20th-Century Architecture of Frank Lloyd Wright)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 유산군은 구겐하임미술관과 낙수장을 필두로 프레데릭 C. 로비하우스, 홀리혹 하우스, 제이콥스하우스, 탤리에신, 탤리에신 웨스트, 유니티 교회까지 모두 8개 건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15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21개 위원국 투표까지 가는 격론 끝에 보류됐다가 4년 만에 재도전해 성공했다.
WHC는 등재 이유로 "이들 각각의 건물은 주거와 예배, 일, 여가와 관련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 시기 라이트의 작업은 유럽 현대건축 발전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스위스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르코르뷔지에(1887∼1965)와 함께 20세기 최고 건축가로 꼽힌다.
2000년 미국건축가협회가 선정한 20세기 10대 건축물 중 4개가 라이트가 설계한 구겐하임미술관과 낙수장, 로비하웃, 존슨왁스 빌딩이었다.
라이트 건축은 '유기적 건축'(Organic Architecture)으로 설명된다. 자연을 비롯한 주변 환경에 녹아드는 건축으로, 안팎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열린 공간을 지향하며 당시로는 실험적인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트는 1900년대 미국 집들이 유럽 고전주의 저택을 대충 흉내 내던 시절, 광활한 신대륙 지형에 어울리는 주택을 선보여 대성공을 거뒀다. 시카고의 로비하우스를 비롯한 이들 저택은 프레리(대초원) 양식으로 불린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은 라이트는 말년에 건축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했다는 구겐하임미술관과 낙수장이라는 걸작을 내놓았다.
일본 건축에도 관심이 많아 자주 일본을 방문한 그는 도쿄 제국호텔을 설계하기도 했다.
문화유산 개념 확대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994년부터 새로운 자산 분야로 '문화경관과 산업경관, 20세기 현대건축'을 꼽았다.
이에 따라 2016년 르코르뷔지에가 지은 빌라 사보아가 먼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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