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집권시 북한문제 등 외교정책 궤도수정 예상"

입력 2019-07-08 08:51
수정 2019-07-08 09:00
"美 민주당 집권시 북한문제 등 외교정책 궤도수정 예상"

악시오스, '김정은에 대한 따뜻한 말, 동맹과의 적대관계' 등 변화대상 꼽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흔치 않은 친밀한 관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을 향한 따뜻한 말, 동맹들과의 적대적 관계…'

미국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첫날부터 궤도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외교정책이라며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7일(현지시간) 꼽은 것들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커다란 외교정책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많은 이슈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외교정책에 있어 큰 변화가 이뤄질 거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만 하더라도 북한과 중국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며 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말 '판문점 회동'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원하는 모든 것, 즉 합법성을 부여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분야별 정책 지지도에서 경제 분야는 지지도가 51%로 절반을 넘은 반면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40%에 그쳤고, '반대'가 55%로 이를 크게 상회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이 된다면 유럽이나 캐나다, 멕시코를 조기에 방문해 "미국은 동맹 편에 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또 이란에 대해서는 민주당 주자들이 큰 틀에서는 비슷한 입장인 가운데 오바마 시대의 핵 합의에 다시 가입할 것인가 아니면 연장 문제 협상을 먼저 할 것인가 정도의 차이만 있다고 전했다.

물론 언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무역 합의에 서명할지 등 수십년간 미국 외교정책을 놓고 이어져 온 논쟁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악시오스는 내다봤다.

악시오스는 민주당 주자별 차이점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근간으로 해 계승하는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같은 주자들은 노동자 보호 및 방위비 지출 삭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지낸 '국가 안보 행동'의 네드 프라이스는 "새로운 정책을 확립하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뒤집어야 할 이슈들이 여럿 있다"며 그 예로 대통령과 정보기관의 관계 재설정을 꼽았다. '국가 안보 행동'은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로 구성된 단체로, 민주당 주자들에 대한 외교 분야 조언 활동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는 등 껄끄러운 관계를 가져왔다.

악시오스는 "동맹국이든 적대국이든 많은 나라가 트럼프 시대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경우 미 대선이 있는 2020년까지 미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을 견딜 수 있다고 믿으며 버티고 있으며,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난 사람'이었길 조용히 바라면서도 양쪽에 동시에 걸어두는 분위기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걸기'를 했던 곳들은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한 중동 지역 외교관이 악시오스에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2021년 취임식쯤이 되면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묵직한 도전과제들에 대해 '시간을 되돌리기에 너무 늦을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지적했다.

하스 회장은 "'트럼피즘'의 요소들은 무역 분야 등에 있어 다음 행정부까지 그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며 "차기 미국 대통령이 안심시키는 신호를 보내고 이런저런 협약에 다시 가입하더라도,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 (미국의) 정책 연속성에 대한 가정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되면서 '한번 일어난 일인데 또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 있는가'라는 인식이 형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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