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 성과-과제 동시에 얻은 코리아오픈
단식 8강서 세계 최강자 딩닝에 0-4 완패에도 초반 대등한 경기
복식 4강-혼복 16강서 한국 선수에 져…"오늘보다 나은 내일 기대"
(부산=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의 에이스 전지희(27·포스코에너지)는 6일 열린 세계 최강자 딩닝(29·중국)과 여자단식 8강전을 끝으로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을 마쳤다.
전지희는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세계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많은 과제도 동시에 안았다.
전지희는 이시온(삼성생명)과 호흡을 맞춘 여자복식 4강에 올라 동메달을 땄지만 같은 한국의 양하은(포스코에너지)-최효주(삼성생명) 조에 1-3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상수(삼성생명)와 듀오로 나선 혼합복식에서도 임종훈(KGC인삼공사)-유은총(미래에셋대우) 조에 덜미를 잡혔다.
여자단식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16강에서 대만의 청이칭을 4-1로 꺾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딩닝과 8강 대결에서 초반에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0-4로 완패했다.
첫 세트를 7-11로 내준 전지희는 2세트 들어 4-4, 6-6, 8-8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갔지만 딩닝의 회전량 많은 서브와 좌우 구석을 찌르는 드라이브 공세에 밀려 8-11로 졌다.
기세가 오른 딩닝이 3, 4세트를 여유 있게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전지희는 "5, 6년 전 대결했을 때보다 잘했지만 초반 비슷하게 갈 때 머리싸움에서 밀렸다"면서 "강한 백핸드를 앞세운 딩닝의 강약 완급 조절에 휘말려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고 패배를 아쉬워했다.
특히 왼손 셰이크핸드 공격형인 전지희는 왼손잡이 선수에 대한 약점을 드러냈다.
유남규 여자대표팀 감독은 "(전)지희가 오른손잡이 선수와 할 때는 테이블 양쪽으로 공격할 공간을 벌리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가는 데 왼손 선수에게는 그 공간을 만들지 못한다"면서 "국내에서도 왼손 최효주 선수에게 취약했고, 정상급 실력을 갖춘 딩닝을 이기기는 더욱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전지희는 9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내년 3월 부산 세계선수권(단체전), 같은 해 7월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 여자팀의 에이스로 중국, 일본과 대결에서 선봉에 서야 한다.
전지희의 활약에 따라 여자대표팀의 성적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특히 전지희는 한국의 메달 사냥 전략 종목인 혼합복식에서 이상수와 듀오를 이뤄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아시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목표를 정하지는 않고, 일단 11일부터 열리는 호주오픈 준비에 집중할 생각"이라면서 "하지만 하루하루를 오늘보다 잘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로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쿄올림픽에선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이번 코리아오픈 통해 드러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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