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폭탄테러 후 안전대책'으로 공공건물서 니캅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최근 폭탄테러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여성의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인 '니캅'이 금지됐다.
6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세프 사히드 튀니지 총리는 전날 얼굴을 가린 사람이 공공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얼굴에서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가리는 니캅도 공공건물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튀니지 정부는 공공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자살폭탄 테러 2건이 잇달아 발생해 경찰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튀니지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시위로 축출된 장기 독재자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이나 니캅 등의 이슬람 복장이 금지됐다.
그러나 알리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뒤 여성들의 니캅 및 히잡이 허용됐다.
튀니지가 안전을 이유로 공공건물에서 다시 니캅을 금지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튀니지 인권단체들은 국민이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어야 한다며, 니캅 금지가 임시적 정책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들이 니캅을 많이 입지만, 프랑스와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공공장소에서 니캅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정부가 직장에서 니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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