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서 규모 7.1 강진…20년만에 가장 강력·공포 확산(종합3보)

입력 2019-07-06 15:59
美캘리포니아서 규모 7.1 강진…20년만에 가장 강력·공포 확산(종합3보)

규모 6.4 지진 발생 하루 만에 더 강한 지진…대형강진 우려 커져

복수 부상자·화재 여러 건 발생…도로 내려앉아 일부 구간 폐쇄

다저스타디움·LA도심 시민들 '패닉'…고층빌딩 흔들리고 곳곳에서 비명

지질학자 "전날 발생 6.4 지진은 전진(前震), 이번 것이 본진(本震)"



(로스앤젤레스 서울=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더 강력한 규모 7.1의 지진이 강타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오후 8시 19분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로부터 북쪽으로 202㎞ 떨어진 곳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애초 40㎞로 관측됐다가 10㎞로 정정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캘리포니아주 남부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북동쪽으로 17㎞ 지점에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측정했다.

AP 통신은 이날 강진이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20년 만에 가장 강력하다고 보도했다. 전날 비슷한 곳에서 발생한 규모 6.4 지진의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999년 10월 모하비 사막 인근에서 이날과 같은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보다 앞서 캘리포니아에서 인명 피해가 크게 난 지진으로는 1994년 57명이 사망한 노스리지 지진이 있다. 역대 최악의 지진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당시 3천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컨카운티 소방국의 메건 퍼슨 공보국장은 "복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와 복수의 화재가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라고 전했다. 부상자 상태나 화재 정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진앙에서 가까운 리지크레스트는 모하비 사막과 인접한 인구 2만8천여 명의 소도시다.

리지크레스트의 이동식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트레일러 몇 대가 훼손됐다고 현지 소방국은 전했다. 주택가에서도 화재로 시뻘건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지진이 일어난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은 일부 가구가 지진으로 정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컨카운티 소방국은 관내에 비상대피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컨 강(江) 협곡에 있는 178번 주(州) 도로 일부 구간이 낙석으로 폐쇄됐으며, 목격자들은 도로 일부 구간이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건축물 훼손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소방국은 그러나 강진으로 완전히 붕괴한 건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컨카운티 소방국 데이비드 위트 국장은 AP통신에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접한 건 없다"라면서 "현재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근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은 "집들이 움직이고, 토대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옹벽이 무너졌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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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진은 LA 다운타운은 물론 서쪽으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북쪽으로 새크라멘토, 남쪽으로는 멕시코에서도 감지됐다고 USGS가 밝혔다.

이날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 홈구장에서는 기자석이 휘청거리고, 일부 팬들이 비상구로 급히 달려나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경기도 지진 탓에 중단됐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야구 경기를 보고 있던 한 팬은 AP통신에 "순간적으로 모두 일어서서 뛰쳐나가려고 했다"라면서 "사람들이 곳곳에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라고 지진 순간을 전했다.

LA 도심 고층빌딩에서는 30초 동안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는 목격자 증언이 잇달아 나왔다. 시민들이 패닉 상태에서 뛰쳐나왔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LA 북부에 있는 놀이공원인 식스플랙스는 지진 여파로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하고 이용객들을 대피시켰다.

LA 소방국은 "시내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건물이 균열이 갔다는 보고는 접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LA국제공항에도 진동이 전해졌으나 항공편이 지연되지는 않았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전날 규모 6.4 지진 이후 크고 작은 지진이 1천700회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새벽에는 규모 5.4의 여진이 있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비상대책반 사무소를 가동하는 한편 경계 수준을 최고 단계로 높이도록 지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컨카운티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지질학자 루시 존스는 트위터에 독립기념일인 전날 일어난 규모 6.4의 지진은 전진(前震)이었고 이날 일어난 규모 7.1의 강진이 본진(本震)이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앞서 더 강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20분의 1 정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지진은 전날 지진과 관계가 있으며, 지각판을 약 8㎞ 정도 찢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질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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