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매일 13명 사망…성범죄 등 사회안전도 위협"
의정부성모 이해국 교수 분석…"전담부서 설치 등 정책 필요"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국내에서 음주로 매일 13명꼴로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국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발표한 '알코올중독 폐해 감소를 위한 정책개발 과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알코올 관련 질환에 따른 사망자 수는 4천80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13명이 술 때문에 숨진 꼴이다.
알코올 관련 질환 사망자는 2013년의 4천476명보다 333명(7.4%)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이다.
'고위험 음주율'의 경우 40~50대 남성은 여전히 높았으며, 19∼29세 젊은 여성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고위험 음주율은 한번 술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7잔 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소주 5잔 또는 맥주 3캔 이상을 한 달 동안 1회 이상 마시면 해당한다.
음주로 인한 성범죄, 가정폭력, 음주운전 등이 전반적으로 증가, 사회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또 허용적인 음주문화로 술에 대한 인식이 관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이유에 대해 61.5%가 '술을 파는 장소가 많아서'라고 응답했으며 '친목 도모', '인간관계 해결', '스트레스 해소' 등이 뒤를 이었다.
음주에 대한 관용도는 '혼술해도 됨'(70.0%), '술은 취해도 됨'(36.2%), '낮술 해도 됨'(31.1%)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국내 알코올 정책 평가지표는 21점 만점에 7점으로 OECD 30여 개국 중 22위다.
이 교수는 중앙·지방 정부에 전담부서를 두는 등 알코올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예산도 흡연, 자살, 암 정책과 비교해 취약했다. 음주 관련 연간 예산이 15억원인 반면 흡연은 1천400억원, 암은 1천200억원, 자살은 160억원 등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알코올중독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 공청회'에서 이 자료를 발표했다. 경기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의뢰를 받아 연구하고 있다.
경기지역 고위험 음주율은 2017년 18.5%로 전국 평균 수준이지만 2013년 17.9%와 비교하면 0.6%포인트 증가했다.
이 교수는 "알코올로 인한 폐해가 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8년째 제자리걸음이고 정책 우선 순위에서도 밀려나 있다"며 "중앙·지방 정부에 전담부서를 설치해 알코올 문제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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