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창설자 아들 "하마스는 인종차별적 테러조직"

입력 2019-07-05 16:09
하마스 창설자 아들 "하마스는 인종차별적 테러조직"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창설자 아들이 하마스를 '인종차별적 테러조직'이라고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마스 공동창설자인 셰이크 하산 유세프의 아들인 수하이브 유세프(38)는 3일 방영된 이스라엘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지도부의 부패와 사치 등을 비판하면서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위험한 테러조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을 표명하는 가운데 조직 내에 만연한 부패, 그리고 가자지구의 주민들은 극도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자들은 해외에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음을 강력 비난했다.

수하이브가 자신이 그 속에서 성장한 이슬람 조직인 하마스를 오히려 '팔레스타인 주민에 위험한 인종차별적 테러조직'으로 매도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사회에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200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봉쇄를 단행하는 바람에 갈수록 인도적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유엔과 세계은행은 경고하고 있다.

50%에 달하는 실업률과 빈약한 수입, 그리고 전기ㆍ수도 공급 부족 등 최악의 생활 여건 속에 가자 주민들은 2018년 3월부터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에서 거의 매주 항의시위를 벌여왔으며 2018년 5월에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하루 동안 6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가자지구 내부에서 극단적인 빈곤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벌어졌으며 하마스 지도부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해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하마스 정치국 터키 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수하이브는 인터뷰에서 "터키의 하마스 지도자들은 고급호텔과 고층 저택에 거주하고 그들의 자녀들은 사립학교에 다니는 등 하마스로부터 매우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매월 4천-5천 달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지도자는 경비원과 수영장, 골프장 회원권 등을 갖고 있다면서 자신은 터키에서 활동 중인 하마스 조직원들의 행태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터키의 하마스 조직원들은 한 코스가 200달러에 달하는 최고급 식당에서 식사한다면서 반면 가자 지구 주민들은 한 달 100달러로 생활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터키의 하마스 조직원들이 민간단체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들과 다른 아랍국가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 미상의 아시아국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를 이란에 팔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수하이브는 하마스가 요르단강 서안 지역 팔레스타인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면서 이는 팔레스타인 영토를 회복하고 이스라엘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공격케함으로써 가자지구의 위기를 서안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수하이브의 비판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그의 처신을 비난하면서도 그의 부친에 대해서는 여전한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수하이브는 셰이크 하산 유세프의 둘째 아들로 첫째인 모삽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이 부친의 '오른팔'로 활동하면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도운 사실을 밝혀 충격을 안겨줬으며 현재는 가족과 결별, 미국에 거주하면서 종교도 기독교로 개종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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