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전남 사격의 산증인 임채수 연맹 회장

입력 2019-07-07 08:31
[휴먼n스토리] 전남 사격의 산증인 임채수 연맹 회장

"스포츠로 만족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 돕는 도구로"



(나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를 대비해 최근 전남체육회관에서 전남 회원종목단체 관계자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전국체육대회 예상전력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는데 과거 13~14위권에 머물렀던 전남의 종합순위가 지난 대회 10위에 이어 100회 대회에서는 9위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왔다.

최근 1~2년 사이 창단했거나 연고를 전남으로 옮긴 전남도청 우슈·스쿼시팀, 함평군청 레슬링팀, 나주시청 육상팀, 한국전력 럭비팀, 한국가스공사 여자태권도팀 등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울 연고였던 기업은행 남녀 사격팀이 지난 대회부터 전남 소속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여느 종목 못지않게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한 체육인이 임채수(72) 전남사격연맹 회장이다.

임 회장은 기업은행 사격팀 전남유치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전국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고 지방의 선수와 코치들이 정말 피눈물 나게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같은 체육계 원로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무 살 때부터 경기용 총을 손에 쥔 여수 출신 체육인으로 전남 사격 역사의 산증인과 같은 인물이다.



순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친 후 사격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고 취미로 시작한 사격은 그를 선수와 체육지도자로 성장시켰다.

선수 시절 소총 부문 특등사수로 명성을 날렸으며 대학부-일반부를 거치는 10여년간 전남 대표로 출전해 각종 대회 개인전 1위를 휩쓸기도 했다.

지도자로서는 더욱 진가를 발휘해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윤덕하·남산호 등의 유명감독들을 제자로 발굴·육성해 주목받았다.

사격 불모지에서 선수들을 키우며 전국대회를 유치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전남체육회 이사·부회장(2005~2016)과 대한사격연맹 부회장을 역임하고 전남사격연맹 회장(2010~)으로 현재 재임 중이다.

국제대회 규모 사격장을 나주에 건립하고 전남지사배 사격대회를 창립해 전국대회로 성장시켰으며 특히 도내에 12개 사격팀의 창단을 주도하며 전남 사격을 이끌었다.

2008년 130억원을 들여 신축한 전남도 국제사격장은 각종 전국대회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2015년 광주U대회를 계기로 최첨단 전자사격장비 시스템도 갖췄다.

임 회장은 2017년 방풍창과 무빙월을 보강해 나주 사격장을 동계전지훈련 최적지로 알리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격 애호가 등 일반인들을 위한 레저 동호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나주 사격장에 1년이면 2만~3만명이 찾아오고 이들이 머무르며 연간 20억원 이상을 쓴다"며 "스포츠는 이미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했고 나주 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전남 사격의 최대 현안으로 '결선 사격장' 건립을 꼽았다.

나주 사격장이 국제규격 사격장이긴 하지만 본선만 치를 수 있는 수준이어서 더 큰 메이저 대회를 유치하려면 60억원 정도를 들여 결선 사격장을 따로 갖춰야 한다.

타지방의 경우 창원과 충북에 결선 사격장이 있고 대구도 예산을 편성해 건축에 나섰으나 아직 광주나 전남은 없는 상태다.

임 회장은 "스포츠가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바로 나주 사격장"이라며 "더욱 좋은 시설을 갖춰 체육인만의 공간이 아니라 전남도민을 위한 레저시설로서도 역할을 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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