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택시 부딪힌 척 합의금 요구하고 허위신고한 30대 구속
보험료 상승 우려해 합의금 주는 개인택시 노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심야에 운행하는 개인택시를 상대로 사고가 난 것처럼 속여 합의금을 뜯어내고 돈을 주지 않으면 허위신고까지 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조모(31)씨를 사기·무고·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 관악경찰서 제공]
조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개인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속이고, 합의금 명목으로 총 25만 7천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보험료 상승을 우려해 경미한 교통사고를 보험처리 하지 않고 합의한다는 점을 노렸다.
그는 일부러 심야시간대 택시에 탑승하고, 후진을 유도할 수 있는 후미진 곳에 하차했다.
하차한 조씨는 사각지대에서 기다리다가 택시가 후진할 때 갑자기 접근해 차 트렁크를 손으로 치고 부딪힌 척 속이는 수법을 썼다.
조씨는 신분이 들키지 않도록 택시비를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계산하는 철저함도 보였다.
그는 일부 택시 기사가 "사기가 아니냐"고 의심하자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서에 방문해 동생 명의로 허위 교통사고를 신고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인상착의와 수법 등으로 미뤄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지난달 24일 구로구 길거리에서 피해 택시 기사에게 합의금을 받으러 나온 조씨를 체포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를 가장한 사기 범죄가 점점 지능화하고 있다"며 "골목길에서 보행자가 근접할 때는 일시 정지하고, 후진할 때는 전방과 후방을 살피며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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