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타국 내정에 관여한 적도, 그럴 의도도 없어"

입력 2019-07-05 00:13
수정 2019-07-05 07:27
푸틴 "러시아, 타국 내정에 관여한 적도, 그럴 의도도 없어"

이탈리아 방문 앞두고 현지 유력지 인터뷰…伊포퓰리즘 정부 칭송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탈리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유력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타국의 내정에 관여한 일이 결코 없으며, 앞으로 그럴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발행된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실린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극히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신문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이끈 미국 수사팀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은 "간단히 말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도록 도왔다고 결론을 내리면서도 트럼프의 선거운동 진영과 러시아 사이의 적극적인 유착 관계를 밝히는 충분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지난 5월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부정했다.

그는 "그것은 평범한 유럽 시민들의 눈에 러시아를 악마화하기 위해 고안된 풍문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든 다른 어떤 국가든 간에 타국의 내정에 간섭한 일이 없고, 앞으로 그럴 의도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예를 들어, 2014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의 쿠데타를 지원한 미국이나 다수의 미국의 우방과 우리를 구별 짓는 요소는 바로 이런 점"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4년 '반러시아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마이단 혁명)으로 친서방 세력이 집권한 바 있다.



'지각 대장' 푸틴, 교황 예방에도 1시간 늦어 / 연합뉴스 (Yonhapnews)

한편, 이날 낮 철통같은 경계 속에 로마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교황청으로 이동,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푸틴이 교황청에서 만난 것은 2013년 11월, 2015년 6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이다.



푸틴은 이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차례로 회동하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두 실세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과의 만찬을 위해 이탈리아 상원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후 오랜 친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해후한 뒤 러시아로 복귀한다.

이탈리아는 EU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EU의 대(對)러시아 제재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작년 6월 포퓰리즘 정부 출범 후 노골적으로 친러 성향을 보이고 있어, 이날 푸틴과 이탈리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의 회동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다.

푸틴 대통령은 코리에레델라세라와의 회견에서 살비니 부총리와 그가 이끄는 반(反)난민, 반EU 성향의 정당인 '동맹'을 지칭하면서 "그들은 미국과 EU가 도입한 러시아 제재의 조속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강경 난민 정책을 앞세워 현재 이탈리아 정치인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는 과거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푸틴을 찬양하는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는 등 이탈리아 정계에서 대표적인 친러시아, 친푸틴 인사로 꼽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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