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진핑·리커창, '다자주의·개방' 강조하며 우군 확보 가속
시진핑, 불가리아 대통령과 회담…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 합의
리커창, 국제 상공·금융·싱크탱크 대표들과 대화서 '개방' 역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 갈등이 소강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 지도부 서열 1~2위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다자주의 수호와 개방 확대를 강조하며 우군 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향후 미·중 무역협상이 또다시 결렬돼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등에 대비해 중국이 미리 자신의 편에 설 국가들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계속 지지해야 한다"면서 "다자주의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 시스템을 함께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불가리아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정부끼리 서명한 최초의 동유럽 국가 중의 하나라면서 무역과 투자 등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라데프 대통령은 "불가리아는 다자주의와 세계무역기구를 지지하며 중국과 협조를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라데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운송, 항공, 물류, 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하면서 중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했다.
리커창 총리도 지난 2일 다롄(大連)에서 2019년 하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200여명의 국제 상공, 금융, 싱크탱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개방 의지를 재천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리 총리는 중국이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 투명한 기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외국 기업 투자에 대한 개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금융 개방에 대해 "중국의 금융 개방 확대는 중국의 금융 수준을 높이는 데 이득이 된다"면서 "중국 금융업은 갈수록 개방되고 금융 감독과 관리가 갈수록 제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대표들은 리 총리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하고 중국의 개방 확대를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과 경제 및 무역 투자를 확대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한 뒤 휴전을 했다가 협상이 불발돼 다시 불붙은 경우가 있어 중국 또한 장기전으로 보고 우군 확보 작업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대적으로 틈새시장인 동유럽 또한 중국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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