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낸 호수비…박정음 "뒤를 봐줄 임병욱 믿고, 과감하게"
9회 초 1사 1, 2루에서 다이빙 캐치 후 주자도 잡아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정음(30·키움 히어로즈)의 과감한 선택과 빠른 발, 동료를 향한 믿음이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를 만들었다.
박정음은 2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9회 초 엄청난 호수비를 펼쳤다.
키움이 6-3으로 앞선 9회 초 1사 1, 2루, 두산 박세혁이 좌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짧은 안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그러나 박정음이 몸을 날렸고, 글러브 안에 공을 넣었다.
박정음은 곧바로 일어나 아직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최주환마저 잡아냈다.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경기 뒤 만난 박정음은 "(중견수) 임병욱과 여러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좌중간 앞쪽으로 떨어지는 타구가 나오면 병욱이가 뒤쪽으로 움직여서 공이 뒤로 흐르는 것을 막고, 나는 과감하게 수비하기로 했다"며 "병욱이가 뒤를 커버한다는 확신이 있어서 나는 과감하게 수비를 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9회 초 상황은 키움에 무척 위험했다.
공이 박정음의 글러브를 외면하고 펜스 앞까지 흐른다면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6-5가 되고, 또 다른 주자를 득점권에 둔 채 수비를 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그러나 박정음은 "일단 내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았고, 혹시 뒤로 흘러가도 중견수 임병욱이 공이 뒤로 흐르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박정음의 선택은 성공이었다.
박정음은 4회 초 무사 2루에서도 김재환의 좌중간을 가를 법한 타구를 잡아내는 놀라운 수비를 펼쳤다.
키움 선발 투수 이승호는 깜짝 놀라며 박정음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 정도로 빼어난 수비였다.
박정음은 "우리 전력 분석팀이 상대 분석을 정말 잘했다. 코치진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며 "장정석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최근에 출전 기회가 잦아졌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박정음의 호수비 2개는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줬다. 장정석 감독도 "박정음의 수비가 돋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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