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만남은 쇼…북핵 위협 줄지않은 만큼 회의적일 필요"
CCF 참석차 방한한 브론웬 매덕스 영국 정부정책연구소 소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올해 제10회 문화소통포럼(CCF) 참석차 방한한 브론웬 매덕스(56) 영국 정부정책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TV를 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 중계를 시청하기 위해서였다.
2일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CCF 행사장에서 만난 매덕스 소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놀라워하면서도 "사람들 이목을 끌기 위한 영리한 쇼"라고 단언했다.
"어느 정도는 대화에 도움이 되겠죠. 2년 전보다 긴장이 낮아졌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요. 그러나 진정한 진전이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북한 핵 위협이 크게 낮아진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미국이 성취한 것에 회의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매덕스 소장은 3년 전부터 영국의 싱크탱크인 정부정책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며 브렉시트 등 다양한 현안의 조사·연구를 주도한다. 그에 앞서 일간 더타임스 수석평론가, 월간 프로스펙트 편집장 겸 대표 등을 역임하며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세계 전반의 외교 이슈를 다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도 "너무 가볍다"라며 비판했다.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대미 수출을 자주 거론하면서 한미가 이렇게 '쿨'한 관계를 유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지난 70년간 한국이 미국 정책에서 중요한 기둥 역할을 했는데, 그 역할이 계속돼야 합니다."
이날 인터뷰는 영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로도 옮겨갔다. 매덕스 소장의 딸 또한 BTS 팬이다.
그는 "BTS는 매일 새로운 것을 원하는 디지털 시대의 욕구를 적시에 충족시켜 준다"라면서 "일상 콘텐츠를 디지털 미디어로 쏟아내면서 지민이 슈퍼마켓에 간다든가 하는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일도 팬들이 좋아하게끔 한다"라고 설명했다.
"(남북한) 두 나라가 너무 달라요. BTS는 이렇게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초국경적으로 한국의 에너지를 뿜어낸다면, 북한은 완전히 고립된 나라에요. 북한이 지금 국경을 넘어서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미사일밖에 없지 않나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주관하는 문화소통포럼(CCF)은 매년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청취하는 행사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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