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태양광발전소 허가 '경북 최다'…주민 "난개발 우려" 반발

입력 2019-07-02 11:39
상주 태양광발전소 허가 '경북 최다'…주민 "난개발 우려" 반발

전력 수용 못 해 충북 변전소로 송출 선로 공사까지 추진



(상주=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상주에 태양광발전소가 급증하면서 난개발을 우려하는 주민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상주의 변전소들이 태양광발전소 전기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충북 변전소로 전력을 송출하는 전용선로를 깔면서 주민 반발이 일어났다.

2일 상주시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소는 2017년과 2018년에 2천건, 올해 85건이 허가 났고, 발전용량은 70만kW에 달한다.

경북 도내에서 태양광발전소 허가 건수는 단연 1위다. 2위인 영천시의 허가 건수는 1천여건이고 타 시·군은 400∼600건이다.

상주시 허가 건수가 많은 것은 땅값이 싼 데다 일조량이 많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상주시민은 국민신문고 등에 2017년 6건, 지난해 53건, 올해 5월까지 23건의 반대 민원을 제기했다.

난개발로 인한 토사 유출과 경관 훼손, 전자파 발생 및 반사광 우려, 소음, 화재 발생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주시민 이모(48)씨는 "태양광발전소가 난립하면 많은 비가 올 때 빠른 유속과 토사 유출로 도로 침수, 농작물 피해, 저수지 침식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모(55)씨는 "주민과 협의도 없이 수백 년간 지켜온 농촌을 망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주시는 작년 9월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태양광발전소 건립 이격거리를 강화했다. 주요 도로에서 300m 이상, 10가구 미만 마을에서 200m 이상, 10가구 이상 마을에서 300m 이상, 관광지에서 300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조례 개정 이전에 이미 태양광발전소 허가가 많아 때늦은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주지역은 태양광발전소 난립으로 한국전력 3개 변전소가 전기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4∼5개 업체가 모서면 가막리 등 3개 마을 38만여㎡에 20곳의 태양광발전소(전기사업) 허가를 받았지만 한전이 용량 과다로 이 전기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전력 송출을 위해 모서면 삼포리∼충북 영동변전소 21.5㎞ 구간(상주 구간 15.8㎞)에 전용선로를 깔기로 하고 지난 5월 상주시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았다.

상주시 모서면 태양광발전소 반대 추진위원회는 "전용선로를 도로와 주택지에 설치하면 재산권 침해, 통행 방해, 도로 확장·포장 걸림돌 등이 우려된다"며 "전주 404본과 전기 맨홀 15개소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주민 200여명은 지난달 28일 대형 트랙터 6대를 동원해 시청 앞마당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 이전 태양광발전소 허가가 너무 많이 났다"며 "도로점용 허가와 관련해 법적 하자가 없어 허가할 수밖에 없었고 사업시행자 측에 민원을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park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