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하계 다보스포럼서 "외국인 금융투자 한도 내년 폐지"(종합)

입력 2019-07-02 20:35
리커창 하계 다보스포럼서 "외국인 금융투자 한도 내년 폐지"(종합)

불가리아 대통령·조지아 총리와 연쇄 회동하며 '협력강화' 러브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또 중국의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금융회사 투자 한도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까지 없애겠다고 밝히며 대외개방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미·중 정상 간 무역전쟁 휴전에도 중국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우군 전선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2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금융투자 한도를 내년까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의 발언은 기존의 금융시장 개방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에서 100%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선물회사의 외국자본 지분 소유 제한을 51%로 확대하고, 2021년 하반기 전면 폐지한다는 내용의 금융시장 개방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또 금융 외 제조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외국인 지분 한도를 폐지해 나가고,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로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전날에도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만나 중국-유럽연합(EU), 중국-중동부 유럽의 교류 및 협력 강화 등 자유무역을 수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난 4월 '중국-중동부 유럽 글로벌 동반자 센터'가 개소했다면서 "중국은 중동부 유럽 국가와 경제 무역, 투자 협력에 힘쓰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마무카 바흐타제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총리와 회동에서는 "그루지야가 유라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처음으로 자유무역을 한 국가"라면서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할 의향을 내비쳤다.

리 총리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에게는 "WEF와 함께 다자주의 및 자유무역을 지키고 개방 및 포용의 세계경제 체제를 지킬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최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호주의 반대와 다자주의를 역설한 바 있어 중국 지도부 서열 1~2위의 이런 행보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는 다자주의 자유무역 진영의 세 규합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하계 다보스포럼은 '리더십 4.0: 세계화 신시대 성공의 길'을 주제로 열렸으며 100여 개국에서 1천900여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학자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고자 2007년부터 다롄과 톈진(天津)에서 번갈아 가며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13회째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일 랴오닝성 시찰에 나서 "중국 동북 지역 진흥의 관건은 개혁개방에 있다"면서 전면 개방을 통해 대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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