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 플랜' 25주년…헤알화, 브라질서 최장기 유통 화폐

입력 2019-07-02 03:32
브라질 '헤알 플랜' 25주년…헤알화, 브라질서 최장기 유통 화폐

'하이퍼 인플레' 해결…한 자릿수 물가상승률에 결정적 기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는 지난 1994년 이른바 '하이퍼 인플레' 사태 극복을 위해 지난 1994년 헤알 플랜(Plano Real)을 도입했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수천%에 달하는 비상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이를 통해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대 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로운 통화로 도입했다.

헤알화가 통화로 도입된 지 1일(현지시간)로 꼭 25년이 됐으며, 이로써 헤알화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오래 유통되는 통화가 됐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헤알화에 앞서 브라질에서 가장 오래 사용된 통화는 '크루제이루(Cruzeiro)'였다. 크루제이루는 1942년 11월부터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67년 2월까지 사용됐다. 24년을 약간 넘는 기간이었다.

이후 기존의 크루제이루에서 3개의 0을 뗀 '크루제이루 노부(Cruzeiro Novo)'가 3년여 동안 사용되다가 1970∼1986년에 다시 '크루제이루'로 돌아갔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금융시장 혼란 때문에 통화 개혁은 계속됐다. 1986∼1989년 '크루자두(Cruzado)', 1989∼1990년 '크루자두 노부', 1990∼1993년 '크루제이루', 1993∼1994년 '크루제이루 헤알(Cruzeiro Real)' 등으로 통화가 바뀌었다.

그러는 동안 공식 물가상승률은 1980년 95.62%에서 1993년에는 2천477.15%까지 치솟았다. 실질 물가상승률은 5천%를 웃돈 것으로 추산됐다.



헤알 플랜은 이타마르 프랑쿠 대통령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에 의해 도입됐다.

카르도주는 재무장관을 맡는 동안 공기업 민영화, 공무원 감축, 시장개방을 통한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했다.

헤알 플랜을 통해 하이퍼 인플레를 해결하면서 물가를 한 자릿수로 안정시키는 데 성공한 카르도주는 단숨에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1994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카르도주는 54.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카르도주는 1998년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5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해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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