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티머만스·상임의장 게오르기에바' 의견 접근
밤샘 논의 통해 접점 모색…이르면 1일 차기 지도부 타결될 듯
유럽의회의장 베버, 외교안보대표에 미셸 또는 베스타게르 유력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브뤼셀에서 밤샘 논의를 통해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차기 지도부 인선에 대해 논의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에 EU 정상들은 1일 오전까지 계속 절충을 벌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EU 정상들은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후보로 네덜란드 출신인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을 추천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AP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는 불가리아 출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기로 하는 등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EU는 이르면 이날 중 EU정상회의 전체회의를 열고 차기 지도부 인선을 일단락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나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티머만스를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티머만스는 유럽의회 제2당으로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당(S&D)그룹의 '슈피첸칸디다트'(집행위원장 후보)로 선출돼 S&D 그룹의 유럽의회 선거를 총괄했다.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뒤 지난 5년간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이끄는 EU 집행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일해왔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유럽의회 내 제1당으로 메르켈 총리가 속한 유럽국민당(EPP) 그룹과 중부유럽 일부 국가 정상들이 반대하는 등 반발에 부딪혀 한때 이 같은 합의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밤샘 논의를 통해 일단 EPP 내부와 중부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어느 정도 무마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메르켈 총리는 EPP의 슈피첸칸디다트인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강력히 지지했으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상들의 반대에 부딪혀 이를 관철하지는 못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토대로 EU 집행위원장 후보를 선출하도록 한 슈피첸칸디다텐 제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EU 정상회의가 독립적으로 집행위원장 후보를 추천할 것을 주장했다.
티머만스가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확정되면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속한 EPP 인사를 집행위원장 후보로 관철하지는 못했지만 슈피첸칸디다텐 제도를 지켜내는 성과를 얻게 된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유럽의회 중도 성향의 리뉴유럽 그룹 인사나 프랑스 출신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정상이 자격을 문제 삼았던 베버 EPP 슈피첸칸다다트가 집행위원장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은 성공한 셈이 된다.
티머만스는 EU 정상회의에서 28개 EU 회원국 가운데 65% 이상의 인구를 대표하는 21개국의 지지를 받으면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다.
이후 그는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751명 의원 가운데 과반수의 찬성을 받으면 집행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되게 된다.
도날트 투스크 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CEO가 대세를 형성한 것은 그가 EPP 소속이고, 동유럽 출신이며 여성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EU 내부에선 차기 EU 지도부를 구성할 때 남녀 성비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해왔다.
유럽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에는 EPP 슈피첸칸디다트였던 베버 의원을,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리뉴유럽 소속인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을 선출하기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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