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검찰 "고유정 범행 직후 성폭행 미수 처벌 검색"
장기석 제주지검 차장검사 "고씨 범행당시 심신상실 상태 아냐"
살인, 사체 손괴·은닉 등 3개 혐의 적용. 사체유기는 제외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백나용 기자 = 검찰이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이 범행 직후 성폭행 미수 처벌 등을 검색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장기석 제주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고씨가 범행 다음날인 지난 5월 26일 본인의 휴대전화로 성폭행 신고와 성폭행 미수처벌 등을 검색했다"며 "고씨가 범행직후부터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차장검사는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씨의 휴대전화 등 검색 내역과 흉기, 청소도구 등 구입 내역, 그리고 범행 이후 고씨가 평정심을 유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고씨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검찰 조사에서 새롭게 찾아낸 증거들은 재판 과정에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 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
-- 혐의는.
▲ 경찰은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사체유기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지만, 최종적으로 사체유기 혐의를 뺀 3개 혐의만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사체발견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때 사체은닉 혐의를 적용한다.
-- 범행동기는
▲ 범행동기와 관련해 모든 증거관계를 노출하기는 부담이 있다. 다만, 피해자에 대한 적개심과 전남편 사이에서 출산한 자식을 현 남편에 친자로 두고 싶은 의도, 현재 결혼 생활의 평온한 유지 등 복합적인 의지가 혼재돼 있다는 판단이다.
-- 고씨가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입장은.
▲ 인정하기 힘들다. 고씨가 범행을 저지른 다음날인 5월 26일 휴대전화로 성폭행 신고, 성폭행 미수 처벌 등을 검색한 기록도 있다.
-- 고씨 측이 우발적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범행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오른손 등 신체 일부에 대해 증거보전신청을 법원에 했다.
▲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감정이 이뤄졌다. 자해흔인지 공격을 하다 스스로 낸 상처인지 이런저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방어흔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오른손은 본인이 흉기로 피해자를 찌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로 보고 있고, 복부 등 일부는 자해흔으로 보고 있다.
-- 의붓 아들 사망사고와 관련한 진술은.
▲ 진술 일체를 거부하고 있다. 고씨는 현재 "기억이 파편화 돼 정리가 안돼 진술을 할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
-- 고씨가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어떻게 먹였는지.
▲ 피해자 혈흔에서 졸피뎀 양성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고씨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투약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만, 본인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투약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범행 당시 고씨의 정신 상태는.
▲ 고씨가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재 고씨의 기본적인 심리상태가 무엇인지 알기위해 심리학적인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 현 남편이 고씨와 관련해 어떠한 진술을 했는지.
▲ 고씨가 전 남편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을 했다.
-- 고씨가 진술을 하지 않으면서 검찰 수사도 소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보다 진전된 부분이 무엇인가.
▲ 사실 이부분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법정에서 제출하기로 하겠다.
-- 추가 증거가 있는지.
▲ 있다고 본다. 객관적 증거는 다 있다. 경찰에서 수사한 증거가 구체적이고 세세하지는 않지만 고씨의 범행을 입증하는 데는 충분하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부분도 있지만 재판 과정에서 제출해야지 지금 과정에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은 양해 부탁드린다.
-- 현 남편이 고씨를 고소한 이후에도 고씨의 심경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지.
▲ 검찰 조사와 교도소 생활에서 특별한 심경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
-- 일각에서 경찰 수사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경찰 조사에서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경찰은 검찰이 기소하고 공소 유지를 함에 있어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송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씨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아직도 사체 발견을 하지 못하며 망자에 대한 원혼을 풀어주지 못하는 점은 안타깝다.
-- 고씨 측 변호인 입장은
▲ 검찰 조사를 하면서 고씨 변호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는 진술을 하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변호인 측은 고씨를 설득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고 말하지만 진술을 거부하는 이상 자기들도 진술을 촉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고유정재판 주요 쟁점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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