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판문점 회동] 강원도, 답보 교류협력 탄력 기대

입력 2019-06-30 17:00
수정 2019-06-30 17:02
[남북미 판문점 회동] 강원도, 답보 교류협력 탄력 기대

접경주민 "금강산관광 재개" 기대감…섣부른 기대 경계 목소리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첫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30일 강원도와 주민들은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급물살을 타면서 답보상태에 놓였던 강원도 현안 남북협력사업 논의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올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냉랭했던 북미관계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이날 회동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꽉 막힌 남북관계의 첫 돌파구로 다음달 20일께 북한 평양에서 예정된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U-15)가 관심이다.

애초 이달 말 평양이나 원산에서 10박 11일 일정으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대회 개최가 3주가량 연기된 상태다.



또 계획단계에 머물던 동해선 철도 착공,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금강산관광 재개 등도 주목된다.

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104.6㎞) 간 철도의 경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4월 고성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를 통해 "동해북부선은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되고, 한반도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연결을 밝힌 바 있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1년간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설악∼금강 관광특구 등 신(新)금강산 관광 구상을 세워 관광 재개에 대비해 왔다.

그러나 북미 하노이 선언이 불발돼 도는 후속 절차를 중단하고 추이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 됐지만,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강원도는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교류협력 전진 기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자체 차원의 역할 수행 계획을 세우고, 비경제·비정치적 교류를 통한 남북 간 신뢰 구축해 교류를 구체화 시켜 나갈 예정이다.

도내 접경지역 지자체도 이번 회담이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접경지역 최문순 화천군수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평화시대에 대비한 마스터플랜을 구체화시키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각 지자체 특성에 맞게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남북교류 맞춤형 기반을 마련해 주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천군은 평화의댐에서 북한 금강산까지 남북 북한강 물길을 이용한 수로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접경지역 주민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TV 앞에 모여 역사적인 남북미 회담 장면을 지켜보며 부픈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전방 접경지 양구 방산면 오미리의 서경봉(73) 씨는 "오늘은 역사에 남을 날로써 꿈만 같다"며 "이런 분위기가 남북 협력으로 조속히 이어져 침체한 접경지역이 살아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고성군 최전방 명파리 주민 장석권(64)씨는 "이날 만나서 대화로 풀어나간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며 "현재 남북관계가 진전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앞으로 대화를 통해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공동 현안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하지만, 접경지역 일부 주민들은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철원의 접경지 한 주민은 "그동안 수차례 정상 간 대화를 통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시 원 위치된 상황이 많았던 만큼 접경지역 주민 중에는 기대감이 무뎌진 면도 많다"며 ""이번에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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