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개·사개특위 위원장 '택일' 고심…이번 주 결정

입력 2019-06-30 16:01
민주, 정개·사개특위 위원장 '택일' 고심…이번 주 결정

"선거법 개정 다룰 정개특위가 시급" 목소리…일각서는 사개특위 사수론도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선택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지난주 여야 3당 교섭단체 간 국회 정상화 조건에 따라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위원장을 나누되 선택권은 민주당이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개특위는 여야 4당 공조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이, 사개특위는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 걸려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정개특위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사개특위는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정개특위·사개특위 중 위원장을 가져갈 특위를 선택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정개특위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개특위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정개특위를 요구하는 쪽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체제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열쇠로 보고 위원장을 맡아 공직선거법 개정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교섭단체 합의로 정개특위 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가 무엇인지 밝혀달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것 하나 우세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정개특위를 맡지 않으면 정의당에는 선거법 개정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정개특위가 한국당으로 넘어가면 정의당 입장에서는 아주 좋지 않은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정개특위·사개특위 둘 다 시간 문제가 있지만, 특히 정개특위는 선거를 치러야 하니까 시간이 없다"며 "이런 특성을 잘 판단해서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도 "선거법은 내용의 중요성을 떠나서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사법개혁 완수를 위해서 사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검찰개혁이나 권력기관 개혁이 큰 과제라 민주당만 생각한다면 사개특위를 가져와야 한다"며 "개혁과제와 다른 당과의 관계 중에서 어느 것을 중심에 놓을지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사법연수원 5기수를 파괴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 등 일련의 흐름을 보면 끊임없이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사개특위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당내에선 정개특위의 경우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법안처리에 우호적인 정당 소속 위원 수를 합치면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법안 처리에 문제가 없으므로 사개특위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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