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만찬도 불참한 비건…美 'DMZ 회동' 준비에 분주

입력 2019-06-29 23:50
수정 2019-06-30 00:00
靑 만찬도 불참한 비건…美 'DMZ 회동' 준비에 분주

당일 아침까지도 의전·경호 등 北측과 조율 이어갈 듯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정성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무장지대(DMZ) 갑작스러운 회동을 준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실무진은 29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비건 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열린 상춘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북미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만찬 직전 기자들을 만나 '북측에서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연락을 받았다"고 답해 북미가 'DMZ 만남'을 위한 접촉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45분께 호텔을 떠났다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복귀한 이후인 오후 10시 5분께 후커 보좌관과 함께 돌아왔다.

'북측과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비건 대표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비건 대표 등이 북측과 소통하는 채널은 북한군과 유엔사령부 사이에 설치된 직통전화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 장교 사무실과 북측 판문각에 각각 놓인 이 전화는 지난해 7월 재가동됐다.

이날 비건 대표가 의전, 경호, 통신 등 북미 정상의 만남을 조율하기 위해 북측과 소통할 수 있었던 시간은 아무리 길어봤자 6시간도 채 되지 않았던 만큼 이튿날까지도 북측과 소통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DMZ에서 만날 가능성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만남의 형태는 북미 정상의 만남인가, 남북미 정상의 만남인가'라는 질문에 "만나는 것 자체도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국 안보라인 수장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 일행에 앞서 오후 9시 10분께 호텔에 모습을 나타내 막후에서 북미간 접촉을 지휘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DMZ 방문 사실을 공식화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이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올해 2월 베트남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 만나는 것으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4개월 만의 재회이기도 하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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