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일 공천룰 확정…현역 vs 도전자 기싸움 벌써 '후끈'
공천 경선 투표 가능한 권리당원 확보 경쟁도 '비상'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룰의 최종 확정을 앞둔 가운데 벌써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내달 1일 중앙위원회에서 내년 총선 공천룰을 담은 특별당규를 확정한다.
지난 28∼29일 온라인 당원 전용 시스템인 '당원 플랫폼'에서 진행한 찬반투표 결과와 중앙위 현장 투표 결과를 합산해 찬성표가 절반을 넘으면 공천룰은 최종 확정된다.
총선 출마자를 결정하는 당내 경선은 8개월여 뒤인 내년 2월 말 내지 3월 초께로 예상되지만, 공천을 통과해 본선 진출 카드를 거머쥐기 위한 기 싸움이 일찌감치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주로 현역 국회의원과 청와대 또는 구청장 출신 인사 간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 곳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우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6선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전 실장이 이달 기존에 살던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출마의 뜻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장이 종로 재출마 의지를 갖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 발탁되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힌 진영 의원의 지역구 서울 용산에서는 문재인 청와대 1기에서 활동한 정치 신인인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4선 구청장'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안정적 중도이미지의 현역의원이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 영등포을에서는 서울대 사회학과 선후배끼리의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재선 신경민 의원의 지역구인 이곳에는 신 의원의 11년 후배인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3선 심재권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동을에서는 재출마 의지를 보이는 심 의원에게 '3선 구청장' 출신인 이해식 대변인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은평을에서는 재선 강병원 의원과 구청장 출신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서울 성북갑에서는 3선 유승희 의원과 역시 구청장 출신 김영배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각축이 예상된다.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문재인 청와대 1기 언론정책을 이끌었던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참여정부 국정홍보처 홍보관리관 출신인 조신 지역위원장이 맞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언론인 출신이다.
한편 후보자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권리당원 확보 경쟁도 7월을 마지노선으로 정점에 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작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일반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로 출마자를 정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도입했다.
불특정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권리당원 투표의 경우 미리 '표 단속'을 할 수 있는 만큼 출마 예정자들은 최대한 많은 권리당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권리당원 자격을 주기 때문에, 2∼3월 공천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최소한 7월까지는 당원으로 등록해 8월에는 당비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수도권의 경우 통상적으로 권리당원 3천∼5천명을 모으면 안정적으로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확실한 사람 2천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권리당원의 경선 투표 참여율이 보통 40∼50%여서 결국 권리당원 4천명은 모아야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아무래도 당원 모집은 현역 의원이 유리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내달까지 열심히 당원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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