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난민구조선, 2주만에 이탈리아 람페두사항 입항

입력 2019-06-29 17:32
獨난민구조선, 2주만에 이탈리아 람페두사항 입항

입항 금지 명령 어긴 독일인 선장, 즉각 체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주 동안 난민을 태우고 공해를 떠돌던 독일 비정부기구(NGO)의 난민구조선 '시워치(Sea-Watch) 3'가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금지 명령을 어기고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 항만에 입항했다.

ANSA통신에 따르면 이 배는 이탈리아 국경 순시선의 저지를 뚫고 이날 람페두사 항구에 닻을 내렸다.



배가 항구에 닿자마자 이 배의 독일인 선장 카롤라 라케테(31)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탈리아의 강경 난민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라케테 선장 탓에 이탈리아 국경경찰의 목숨을 위험에 처했다며 그를 '범법자'라고 맹비난했다.

라케테 선장은 시칠리아 검찰에 의해 이미 불법 난민 지원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람페두사 항만 진입을 막으려던 이탈리아 순시선을 들이받는 등의 물리적 충돌을 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지난 12일 리비아 연안에서 표류하던 난민 53명을 구조한 뒤 이탈리아로 향했으나, 이탈리아 정부의 자국 영해 진입 불허 조치로 바다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였다.

구조된 난민 가운데 13명은 건강 이상과 인도적인 사유 등으로 먼저 이탈리아 입국이 허용됐으나, 나머지 40명은 폭염 속에서 발이 묶였다.

NGO의 난민구조선이 실질적으로 난민 밀입국업자와 공모 관계라고 주장하는 살비니 부총리는 네덜란드의 선적으로, 독일 NGO가 운영하는 이 배에 탄 난민을 독일이나 네덜란드가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시워치 3의 표류 사태가 길어지자 28일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이 이 배에 탄 난민을 분산 수용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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