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투수들의 무덤'서 시즌 2패…4이닝 3피홈런 7실점
시즌 최다 실점·피홈런 속에 평균자책점 1.27→1.83 급등
길어지는 아홉수…10승·개인 통산 50승 도전 4번째 불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홈런 3방을 맞고 두 달 만에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경기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9개를 맞고 7실점 했다.
81구를 던진 류현진은 삼진을 4개 잡아냈지만, 볼넷을 1개 내줬다.
류현진은 4회 말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았다.
하지만 5회 말에만 홈런 2개 등으로 5실점 하며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팀이 5-7로 뒤진 상황에서 조 켈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다저스는 난타전 끝에 9-13으로 패하며 콜로라도전 12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4월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5⅔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떠안은 뒤 두 달 만에 시즌 2패(9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시즌 9승을 올린 뒤 4경기 연속 시즌 10승·통산 50승 달성이 불발됐다.
그나마 앞선 3경기에서는 자책점이 2점 이하였으나 이날은 투구내용마저 좋지 않았다.
7실점은 류현진이 직전 등판인 23일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6이닝 3실점(1자책) 한 이후 올 시즌 최다 실점이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것은 투구 도중 사타구니 통증을 느끼고 자진 강판했던 4월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⅔이닝 2실점)전 이후 처음이다.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한 것 역시 올 시즌 최초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와의 악연을 끊지 못하고 11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을 중단했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해발고도 1천600m에 달하는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희박해 다른 구장보다 타구가 더 멀리 뻗어 나간다.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4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고전했던 류현진은 또다시 악몽에 빠지며 시즌 10승 도전에 4번째로 실패했다.
3-0의 리드를 안고 1회 말을 시작한 류현진은 선두타자 찰리 블랙먼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이언 데스먼드를 중견수 뜬공, 데이비드 달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천적' 놀런 에러나도를 넘지 못했다.
에러나도는 풀카운트에서 류현진의 6구째 몸쪽 92.6마일(약 149㎞)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에러나도는 전날까지 류현진에게 통산 타율 0.571(21타수 12안타)에 3홈런, 8타점으로 유독 강했다. 23일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에게 적시타를 쳤다.
류현진은 2회 말 선두타자 크리스 아이어네타에게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으나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의 호수비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 라이언 맥마흔에게 시즌 7번째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개럿 햄프슨에게 허를 찌르는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았다. 투수 안토니오 센사텔라도 삼진으로 처리하고 2회를 마무리했다.
3회 말부터 안정을 찾았다. 류현진은 블랙먼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았다. 데스먼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한 류현진은 데이비드 달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말에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에러나도에게 초구에 컷패스트볼을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머피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외야 잔디까지 나가서 수비했던 2루수 맥스 먼시가 타구를 끊으며 에러나도의 추가 진루를 막아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이후 아이어네타에게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으나 수비 시프트로 2루 베이스 바로 뒤에 자리했던 2루수 맥스 먼시가 점프하며 건져냈다.
한숨을 돌린 류현진은 후속 맥마흔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하고 무사 1, 3루의 실점 위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실점을 최소화하던 류현진은 5회 말에 와르르 무너졌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햄프슨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고, 대타 팻 발라이카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좌월 투런 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블랙먼에게 좌전 안타, 데스먼드에게 좌익 선상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달에게 던진 7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이날 경기 3번째 피홈런을 기록했다.
5회 말에만 연속 5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준 류현진은 5-7 역전을 허용하고 불펜에 공을 넘긴 뒤 교체됐다.
다저스는 바뀐 투수 켈리가 추가 3실점 했으나 6회 초에 터진 먼시의 스리런 홈런포를 앞세워 8-10으로 따라붙었다.
8회 초에는 먼시의 내야안타로 스코어를 1점 차로 좁혔으나 공수교대 후 불펜진이 3실점 하며 역전 꿈을 접었다.
다저스는 먼시가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을 올렸고, 버두고가 4타수 2안타 2타점 3타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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