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유영식 주무관 "홀로 사는 주민 존엄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입력 2019-07-01 07:03
[발언대] 유영식 주무관 "홀로 사는 주민 존엄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지역사회가 이웃의 존엄한 영면 기리고 함께 소통했으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홀로 사는 주민을 지역사회가 지켜드리고, 안아드리고, 존엄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유영식 대전 서구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우연히 고시원에서 홀로 생을 마감한 노인의 뉴스를 접했다.

유 주무관은 관내 장례식장에 모두 전화를 해 고독사하거나 가족들이 장례를 포기해 쓸쓸히 생을 마감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서구 내에서만 한 해에 35명 안팎이 별다른 장례절차 없이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장례를 지낼 형편이 안 돼 장례식장에 시신을 놓고 도망가는 유족들도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홀로 사망한 이들의 장례절차를 진행하는 '지켜드림, 안아드림, 보내드림' 정책을 고안했다.

전문적인 장례 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흔쾌히 돕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 주무관은 "교수님께 직접 찾아가 사업 취지를 설명해 드렸다"며 "흔쾌히 정책에 공감해 주시고 학생들을 보내 주고, 수의도 기증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구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형식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관내 장례식장의 참여도 끌어냈다.

장례식장 3곳이 고독사하거나 무연고 사망한 이들을 위해 빈소를 내주고 장례 물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 결과 지난달 5일 대전보건대, 건양대 병원 장례식장, 대청병원장례식장, 성심장례식장과 '공영장례 사업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이 이뤄졌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홀로 사는 이들이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들에게 명함을 만들어주고 주변인에게 나눠줄 것을 독려할 예정이다.

1인 가구 맞춤형 요리강좌, 합창단 활동 등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 주무관은 "이웃과 관계를 형성해 1인 가구 증가, 고령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싶다"며 "지역사회가 이웃의 존엄한 영면을 기리고 추모하며 함께 소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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