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세심사위원인데' 명함뿌린 민간위원 48명 무더기 해촉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납세자들의 과세 심사청구 등 불복청구를 심사하는 국세심사위원들이 자신의 직책을 외부에 홍보한 사실이 드러나 국세청이 수십명을 무더기로 해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올해 초 민간 국세심사위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자신의 직위를 외부에 홍보하는 등 규율을 위반한 민간 위원 48명을 해촉했다.
세무사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국세심사위원은 국세의 심사청구나 이의신청, 과세전적부심사 등 납세자들의 불복 청구를 심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임기는 2년으로, 지방청이나 일선 세무서에서 1천6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국세청은 앞서 국세 관련 전문지 등 일부 언론을 통해 국세심사위원들이 명함이나 인터넷 블로그 등 SNS에 자신이 심사위원이라는 사실을 홍보하며 영업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전수조사를 벌였다.
국세심사위원은 본인의 직위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국세청은 올해 2월 불복업무 담당 공무원과 심사위원 행동강령을 제정해 민간 위원은 자신이 국세심사위원임을 공개하지 못하게 하면서 납세자 측과 일체의 접촉도 금지하는 등 품위유지 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국세청이 국세심사위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자신의 직위를 홍보 등에 부적절하게 이용한 사례를 적발해 무더기로 해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심사위원이 해촉된 각 지방청과 세무서별로 후임 인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심사위원은 납세자의 불복절차를 심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를 자신의 영업에 이용한다면 불복절차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며 "이에 전수조사를 통해 일부 부적절한 행위를 한 위원들을 해촉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민간 국세심사위원에 대해 행동강령 등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안내·교육하고 위반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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