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反사우디' 모로코 언론인 신변 걱정했었다"

입력 2019-06-28 11:48
"카슈끄지, '反사우디' 모로코 언론인 신변 걱정했었다"

"피살 전 신변안전 신신당부"…해당 언론인 12년형 복역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지난해 피살되기 전 자신처럼 사우디 당국에 비판적인 모로코 언론인에게 신변안전에 주의할 것을 신신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로코 언론인은 결국 카슈끄지 피살 8개월 전인 지난해 2월 체포됐고 12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모로코와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모로코 언론인 타오피크 부아크리네(49)는 카슈끄지로부터 신변 위험과 관련한 경고를 많이 받았다고 그의 부인이 전했다.

부아크리네는 진보성향의 모로코 신문 '아크바르 알 야오움'의 공동 창업자 겸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모로코 정부뿐 아니라 사우디 정부에 날을 세웠다.

그의 부인 아스마에 무사오이(43)에 따르면 가족 친구인 카슈끄지는 수없이 경고를 보냈다. 모로코는 안전하지 않으며 삶의 위협을 받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사우디 정부는 부아크리네의 입막음을 위해 모로코 정부에 압력을 가해 왔다는 것이 부부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사우디 정부의 불만은 특히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부아크리네의 기사에 격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부인 무사오이의 판단이다.

사우디 정부의 강한 불만에 대해 모로코 정부는 "이 언론인에 대해 우리 식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답을 했다고 무사오이는 남편의 말이라며 전했다.

이후 부아크리네는 성폭행과 성적 학대,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체포됐고, 시종일관 부인했음에도 장기 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11월 심리에는 독립적인 참관인마저 법정에 들어갈 수 없었다.

부아크리네의 혐의에 대해 신고한 사람이 처음에는 15명이었으나 현재는 5명만 남아 있다는 게 변호인 측 설명이다. 또 증거로 제시된 동영상은 선명하지 못해 진위가 의심되고, 학대를 받았다는 한 신고자는 경찰이 자신의 진술을 조작했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부아크리네의 구금을 놓고는 유엔인권이사회가 비난하고 있고, 모로코 내에서는 초당파적으로 국왕의 사면을 통한 즉각 석방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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