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북한처럼 NPT 탈퇴" 경고…유럽 제재복원 가능성에 맞불
이란 관리, 28일 이란핵합의 당사국 회의 앞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란이 북한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5년에 타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파탄 나 유럽이 미국처럼 스냅백(제재복원)에 나설 시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이번 경고는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이란핵합의 당사국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회의에는 이 합의에서 탈퇴한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서명국의 고위급 대표가 참석한다.
27일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의 한 관리는 이날 빈에서 기자들에게 유럽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스냅백 절차를 진행한다면 현재의 관여정책을 포기하고 북한이 한 것처럼 신속하게 NPT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란에서 몇몇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며 "당신이 순진했으니, 제발 북한인들로부터 교훈을 얻어라. 당신이 관여하기로 결정했고, 협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제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나쁜 쪽으로 되돌려졌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리는 2000년대 초반 서방의 비난에도 NPT를 탈퇴, 소량의 핵무기를 제조한 북한으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1970년 NPT를 비준했다.
이런 경고는 이미 이란핵합의 당사국들에도 전달됐다고도 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NPT에서 나가는 것이 즉각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3개월 전에 미리 통지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설사 그런 시나리오에서조차 외교를 통한 해결의 기회는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이란의 경고에 대해 이란핵합의를 둘러싼 유럽국가들과의 대화에서 NPT 참여 문제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이 관리는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회의를 통해 1년 전 미국의 제재 발효 이전 수준의 석유 판매를 되살려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우리는 유럽인들에게 이란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석유를 팔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에 이은 제재에 맞서 이란은 이 합의에 따른 농축우라늄 저장 한도를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현 상태라면 핵합의에 따라 이란이 지금까지 준수해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한도(300㎏)는 수일 후 초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한도를 넘기게 되면 유럽국가들로서도 제재복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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