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요통 치료 원격제어 전기자극 장치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부정맥 치료를 위해 체내에 심는 심박동기(pacemaker)처럼 만성 허리통증(요통)을 치료할 수 있는 원격제어 장치가 개발됐다.
영국 제임스 쿡(James Cook) 대학병원 연구팀은 척추 주위 근육에 전기 펄스를 보내 근육을 강화해 만성 요통을 치료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이 장치는 최장 24년 동안 그 어떤 다른 방법으로도 치료되지 않는 요통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성냥갑 크기만한 이 장치는 배터리와 미니 전극들로 구성돼 있으며 등 허리선 바로 위 피부밑에 30분간의 전신마취 수술로 심는다.
전극은 척수 속의 등신경(dorsal nerve)에 부착돼 리모트컨트롤로 하루 30분씩 보내지는 전기 펄스가 등신경을 자극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만성 요통 환자 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비 임상시험에서는 통증이 약 60% 완화되고 생활의 질이 8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우샘프턴 병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약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요통은 근육 약화가 원인이라는 증거가 점점 커지고 있다.
뇌는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허리 근육을 활성화하는 신경 신호를 줄이거나 차단한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뇌의 이러한 반응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켜 사용이 줄어든 허리 근육은 점점 더 약해져 척추를 제대로 지탱해 주지 못하고 결국 비정상 척추 움직임과 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장치는 뇌가 차단한 신경 신호를 대신해 근육을 자극, 근육의 힘을 키워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척추 주위 근육이 점점 강화되면 뇌는 이를 감지하고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신경 신호를 다시 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파이어-너필드 병원의 로저 해크니 정형외과 전문의는 흥미로운 연구결과지만 경피신경전기자극치료(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같은 다른 치료법의 효과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조절학회(International Neuromodulation Society) 학술지 '신경조절'(Neuromod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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