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제재완화 초기국면서 고려 가능"
"제재완화 결과 또는 예외적 조치로 재개 고려…협상패키지內 비핵화 촉진요소"
"영변 폐쇄 의미 적지 않아…북미 모두 상대에 어떤 신뢰 줄지 고민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빛나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북미 간 협상안의 '패키지' 구성에서 "(비핵화) 촉진 요소로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 합동 인터뷰에서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도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제재 완화의 결과로 그런 사업이 가능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 것이고, 또 제재 완화 초기국면에서 예외적인 조치로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이들 사업의 재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확인하면서 "여건 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며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협상 진전 수준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비핵화를 견인할 '카드'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특히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필요한 제재 해제가 모두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제재 완화 초기국면'에서 두 사업을 위한 예외적 제재 해제를 추진하는 방법도 거론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문 대통령도 전날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들과의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중의 하나로서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 관련 한미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경제협력 관해서는 한미 간 계속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매우 이질적인, 오랫동안 분단된 사람들이 일상에서 서로 소통하고 그 차이를 줄여나가는 과정"이었다며 남북경협에 '남북 주민들의 일상적 삶이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의미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폐기를 제안했던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는 '북한의 전체 핵 개발 사이클에서 영변이 차지하는 비중'을 언급하며 "영변을 폐쇄한다고 했을 때는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고 우라늄 농축 시설도 어느 정도 폐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갖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민생 관련 제재 해제'의 맞교환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영변 이외의 추가 핵시설 폐기도 요구했다.
김연철 장관은 이런 상황과 관련해 "3차 북미회담 준비 과정에서 '영변+α' 중 알파(α)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현재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규정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선결 조건'에 대한 질문에는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 갈 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내가 상대편에게 어떤 신뢰의 결실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북미 양국 모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능동적으로 먼저 신뢰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비핵화의 속도를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난한 같은 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에 대해 "결국 불신의 표시"라고 진단하면서 "핵심 쟁점들에서 진전하기 위해서는 실무차원에서도 신뢰의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론하며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실무자들이 있는 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한 바 있다.
한편, 김 장관은 소강상태가 이어지는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간) 일상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재개할 수 있도록 여러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인도지원 과정에서의 수송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WFP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90대 이상이 24%에 이를 정도로 사망하는 숫자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시급성을 강조한 뒤 "이산가족 상봉도 준비하고 있고 국내 여러 군데 화상상봉장을 설치해서 준비하고 있다.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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