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훈의 기막힌 반전 드라마…6⅔이닝 무실점 쾌투
키움전 1회 3연속 볼넷 위기 딛고 최고 피칭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IA의 신인 투수 김기훈(19)이 지옥과 천국을 동시에 맛봤다.
김기훈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회에만 3연속 볼넷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지만, 2회부터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6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는 7회 1사에서 첫 안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고졸 신인 김기훈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모았다.
좌완 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40㎞ 후반대 빠른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수준급이었다.
그는 3월 말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그러나 오락가락한 제구와 부족한 경기 운영 능력이 문제였다.
그는 지난달 12일 SK 와이번스와 홈 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3실점으로 부진한 뒤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던 김기훈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큰 기대를 받진 못했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경기 전 "볼넷을 적게 주는 게 중요하다"며 "볼넷 숫자에 따라 강판 시점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훈은 우려대로 1회 초에 극심한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선두 타자 김규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김하성과 이정후, 박병호에게 3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중계카메라에 잡힌 박흥식 대행은 얼굴을 크게 찌푸렸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기훈은 위기를 스스로 탈출했다.
김기훈은 후속 타자 장영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박동원을 좌익수 뜬 공으로 잡았다.
대위기를 탈출한 김기훈은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2회 볼넷을 한 개 허용하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상대 타선을 눌렀다.
구종은 단조로웠다. 4회부터 6회까지 던진 28구 중 26구가 직구였다. 그러나 코너워크가 좋았다.
지저분한 볼 끝으로 인해 키움 타자들은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김기훈은 4회부터 6회까지 9명의 타자를 모두 맞혀 잡았다.
그는 7회 1사에서 박동원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해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임병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는 등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김기훈은 1회 때처럼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탈출했다.
KIA 팬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김기훈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기훈은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이닝,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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