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유력 존슨 '모형버스 만들기' 취미에 조롱 쏟아져
호주 방송인 "세 살짜리 내 아들 대답도 같을 것"
"다소 엉뚱한 취미가 보수당원 득표엔 도움 될 것" 평가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나무로 된 포도주 상자로 장난감 버스를 만드는 취미가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것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솔직하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괴상하다며 조롱하는 반응들이 더 많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오언 스미스 의원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보리스가 여가를 '나무판자로 버스를 만들고, 버스를 타서 행복한 사람들을 그려 넣는 데에 쓴다'고 한 것에 대해 정말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존슨 전 장관은 지난 25일 토크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낡은 나무판자들을 세워서 색칠해서 버스 모형을 만든다. 이 환상적인 버스에서 즐거워하는 승객들도 그려 넣는다"고 말한 바 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정치학자 브라이언 클라스는 이에 대해 "정말로 괴상하고 기이해서 넋이 나갈 지경"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방송인 매트 비번도 "내 세 살짜리 아들에게 질문했을 때 나오는 대답도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공영 BBC방송의 앵커 사이먼 매코이는 그가 "버스 겉에 뭐라고 써놓았는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당시 존슨이 사실관계와 다르게 '영국이 유럽연합에 매주 3억5천만 파운드(5천100억원)를 보낸다'고 겉면에 쓴 버스를 타고 지방순회 연설을 다닌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이는 유럽연합으로부터 영국이 환급받는 액수와 다른 기타 재정보조를 모두 빼버린 액수라서 존슨이 사실을 호도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반대로 존슨의 '버스 만들기' 취미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존슨과 그의 애인 캐리 시먼즈와 친분이 있는 여성운동가 님코 알리는 채널4 방송에 출연해 실제로 존슨이 버스를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그가 얼마나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두둔했다.
모친이 화가인 존슨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에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취미로 만든 모형버스는 최근 한 자선 모금행사에서 1천 파운드(146만원 상당)에 팔리기도 했다.
매주 존슨의 칼럼을 게재하는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크리스토퍼 호프 기자는 "그의 다소 엉뚱한 취미가 보수당원들이 그에게 더 투표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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