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부주석, 유엔 인권이사회서 '재교육수용소' 옹호
"극단주의자의 영향으로부터 소수민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
인권운동가들 "소수민족 전면 파괴…중국이 진실을 숨기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의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내 이슬람교 소수 민족 '탄압'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비판 대상인 '재교육 수용소'에 대해 "극단주의자의 영향으로부터 소수민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에르킨 투니야즈 신장자치구 부주석은 25일(현지시간)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40차 유엔인권이사회 이틀째 회의에서 "중국은 신장 자치구에서 테러리즘과 종교적 극단주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의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위구르족 출신인 투니야즈 부주석은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로부터 이슬람교 소수 민족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목받는 재교육 수용소에 대해 "법에 따라 직업 교육을 하고 훈련센터를 세움으로써 종교적 극단주의로부터 영향을 받고 경미한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을 교육하고 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것(재교육수용소)은 그들이(소수민족들)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 자치구는 모든 소수 민족의 근본적인 이익을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폭력적인 테러리즘 범죄들을 척결하고 있으며, 예방적인 반(反)테러 조처를 하고 극단주의의 근원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투니야즈 부주석은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투니야즈 부주석의 발언에 대해 인권활동가인 사라 브룩스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소수민족과 이들 문화의 전면적인 파괴"라면서 종교 시설의 파괴에서부터 가족의 분리, 민족 간 결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학자와 지식인 350여명의 투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위구르족 단체인 '세계 위구르 의회'의 돌쿤 이사 의장은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하는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제네바에서 항의시위를 주도한 돌쿤 이사는 "투니야즈는 위구르 공동체의 대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4일 유엔인권이사회 기조 발언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대해 '제한 없는 접근'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작년 8월 취임한 이후 지속해서 유엔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를 조사할 수 있도록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해 왔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