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32%만 중국 신뢰…지도자 신뢰도선 '시진핑 > 트럼프'

입력 2019-06-26 11:42
호주인 32%만 중국 신뢰…지도자 신뢰도선 '시진핑 > 트럼프'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여론조사…74%는 "中에 경제 지나치게 의존"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중국에 대한 호주인들의 신뢰도가 최근 15년래 최저 수준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호주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는 시진핑(習近平 ) 중국 국가주석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32%가 '매우 그렇다' 또는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호주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기운이 점차 고조되던 작년 조사 대비 20% 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로위연구소의 나타샤 카삼 연구원은 이에 대해 "중국과 시진핑 주석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최근 들어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식어가는 것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호주에서는 최근 2년 사이에 중국이 호주의 정치·경제 부문에 개입할 가능성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진행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호주 의회가 외국의 내정 간섭을 규제하는 새 법률을 공포했고, 중국이 이를 자국을 겨냥한 법안으로 받아들이면서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고 카삼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최근 들어 남중국해를 비롯한 호주 인근 지역에 대한 전략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호주인들의 불신을 초래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슈퍼 파워'로 부상한 중국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호주인들의 우려도 반영됐다.

조사 대상자 74%는 호주 경제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고, 중국으로부터 너무 많은 투자를 받아들인다고 우려한 응답자도 68%에 달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 전쟁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카삼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호주인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시 주석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시 주석을 신뢰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30%로 트럼프 대통령(25%)보다 다소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작년 조사 대비 5%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낮은 신뢰도를 보인 세계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뿐이었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미국 간 동맹 관계를 약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약 70%는 여전히 미국과의 동맹이 자국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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