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최강' 로켓 솔라세일 시험위성 등 안착시켜
팰컨 헤비 측면 추진로켓 재활용…'최대 고객' 국방부 벽 넘어
라이트세일2호, 심우주원자시계 등 심우주탐사 시험 위성 배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25일(이하 현지시간)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로켓인 '팰컨 헤비'를 재활용해 24개의 위성을 지구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새벽 2시30분에 발사된 로켓은 6시간여의 비행 끝에 미국 국방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민간기업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위성을 모두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았다. 중앙 추진로켓은 회수용 드론 선박을 빗나가며 바닷물 속으로 떨어졌지만, 측면 추진로켓 2개는 안전하게 회수됐다.
스페이스X가 "가장 어려웠던 발사"라고 표현하는 이번 발사는 스페이스X의 확장 능력이나 앞으로의 심(深)우주 탐사에서 여러모로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팰컨 헤비 로켓은 지난해 2월 첫 시험발사를 했으며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통신회사의 위성을 궤도로 실어나르며 첫 상업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지난 4월에 발사됐던 팰컨 헤비의 측면 추진로켓을 재활용했으며, 미 국방부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군 장비를 우주로 실어나르는 것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 우주업체의 최대 고객인 미국 국방부가 재활용 로켓 이용의 물꼬를 튼 만큼 로켓 재활용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최대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스페이스X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가 보잉 737여객기를 승객과 승무원, 짐으로 가득 채운 것보다 더 무거운 약 64t(14만1천 파운드)을 실어나를 수 있으며, 이는 다른 로켓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현재 이용되는 로켓 중 가장 강력하다고 밝히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페이스 테스트 프로그램 2(STP-2)'로 명명된 위성배치 임무에서 2단 엔진을 4차례 켰다 껐다 하며 3개 궤도에 위성을 배치했다.
이 위성 중에는 우주에서 돛을 달고 태양빛으로 가는 '솔라세일'을 시험할 초소형 위성인 큐브샛(CubeSat) '라이트세일2호'도 포함돼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가 시민모금 형태로 추진해 우주로 보낸 라이트세일2호는 조지아공대에서 개발한 위성 '프록스-1'에 실려 지구 궤도에 배치됐다.
라이트세일2호는 일주일 뒤인 내달 2일 프록스-1에서 나와 녹음테이프 등에 이용되는 필름인 '마일러(Mylar)로 된 돛을 펴고 태양빛만으로 고도를 지구 720㎞까지 높인 뒤 약 1년간 지구궤도를 돌게 된다.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1970년대에 주창한 솔라세일은 이번이 우주에서 이뤄지는 첫 시험비행이며, 성공하게 되면 우주에 무한한 항성의 별빛을 이용할 수 있어 심우주 탐사에서 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ASA는 STP-2에 포함된 궤도시험 위성에 심우주 원자시계를 실어보냈다.
제트추진연구소(JPL)가 토스터 크기로 만든 심우주 원자시계는 지상에서 사용하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처럼 심우주에서 우주선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동항법에 이용하는 방안을 시험하게 된다.
현재는 지구의 대형 안테나를 이용해 우주선에 신호를 보내고 우주선이 이를 받아 지구로 보내면 지구의 원자시계로 이 시간을 측정해 우주선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심우주로 깊이 들어갈수록 시간이 더 걸리며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심우주 원자시계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심우주 원자시계를 우주선에 탑재하면 지구에서 보내는 신호만으로 우주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궤도시험 위성은 1년간 지구궤도를 돈 뒤 심우주로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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