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피부염 집단발병 아파트 역학조사 나서

입력 2019-06-26 08:00
평택시, 피부염 집단발병 아파트 역학조사 나서

평택보건소 "간담회 통해 실태파악 및 원인조사"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입주민 수백명에게서 유사한 피부염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대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간다.



평택보건소는 26일 관내 A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입주 후 피부염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현황을 조사한 후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소 관계자는 "일단 관리사무소 측을 통해 입주민과 간담회 일정을 잡아 실태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며 "유사한 피부염이 수돗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인지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에서 일차적으로 조사한 뒤 여의치 않으면 질병관리본부 등과도 연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A아파트는 2017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순차적으로 1∼5단지 5천600여 세대가 입주한 대규모 단지다.

입주민들은 지난해 초부터 수돗물에서 약품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민원을 관리사무소에 제기하던 중 일부 세대에서 유사한 피부염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전체 5천600여세대 가운데 피부염이 발생한 건수는 200여건(3.6%)으로 추산됐다.

이는 관리사무소 측에 민원을 제기한 건수로, 실제 파악해보면 피부염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거란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아파트에서 취합된 피해 내용을 보면 "남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려움을 호소하던 중 200일 된 아기까지 다리를 긁다가 상처가 났다"라거나 "작년 2월 입주 직후부터 피부색이 붉게 변하더니 일부는 검게 변하기도 했다", "두드러기 같은 게 올라오더니 가렵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장염이나 소화기 질환, 눈 충혈 등을 호소한 주민도 여럿이다.



한 입주민은 "아기가 있는 세대에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수돗물 필터 색깔이 단시간에 붉게 변하고, 침전물이 눈에 띄는 것으로 봤을 땐 수돗물 문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평택시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에 공급되는 물은 팔당 상수원에서 오는 것"이라며 "인근 소사벌 지구 등에도 같은 배수지를 통해 물이 공급되지만, 피부염 피해는 해당 아파트에서만 제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59개 항목으로 이뤄진 정밀 수질검사를 의뢰했으며,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30일 인근에서 아파트 공사 중인 한 업체가 배수지 경계밸브를 잘못 건드려 붉을 빛을 띠는 수돗물이 이틀간 공급되는 사고가 발생, 가해 업체 측에서 보상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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