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에 '잡종강세' '튀기'…익산시장 발언 논란
잇따른 혐오성 표현…이주여성 단체회원들, 규탄 기자회견
(익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앞에서 그 자녀들을 가리켜 '잡종강세'라는 혐오성 단어를 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단체 회원 150여명은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 시장이 차별에 기반을 둔 다문화가족 자녀를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회원들은 "정 시장의 발언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라며 "한국사회에 사는 이주민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북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 표현인데도 단순히 말실수로 취급되고 있다"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임을 인식한다면 정 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해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이들 앞에 나타난 정 시장은 "죄송하다. 앞으로 익산시를 1등 다문화 도시로 만들어 그것으로 사죄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회원들은 "정 시장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자회견 직후 정 시장의 소속 정당인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을 항의 방문했다.
앞서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원광대에서 열린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 나눔 운동'에 참석,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6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한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라며 "'당신들이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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