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제학자" 4번 되풀이한 김상조…첫 약속은 '소통강화'
3분 인사말 계획 바꿔 30분 '경제강의'…학자들 거론하며 정책기조 쉽게 설명
'소통의 베네핏' 강조…"언론·국회·재계·노동·시민사회 만날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유미 기자 = "임명 후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이 정책고객·이해관계자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상견례를 하면서, 첫 약속으로 '소통 강화'를 내걸었다.
김 실장은 상견례에서부터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애초 '3분 인사말'을 할 것이라고 공지한 것과는 달리, 이날 김 실장의 발언은 거의 30분에 달할 정도로 길어졌다.
김 실장은 "저는 경제학자다. 모든 일에 '베네핏(이익)'과 '코스트(비용)'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비교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는 것이 경제학자"라며 "언론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정책을 잘 설명하는 것이 코스트보다는 베네핏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 외에도 국회,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 등 크게 네 부류와 상견례 또는 인사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활발한 소통행보를 예고했다.
김 실장은 30분간 발언 중 자신을 "경제학자"라고 네 차례나 규정했다.
자신의 향후 정책 기조를 경제학 원리를 활용해 설명, 취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책 운용, 학자로서의 냉철한 현실 진단에 따른 유연한 상황 대처 등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김 실장은 또 발언 중간에는 저명 기업인이나 경제학자의 사례를 들어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등, 기존의 딱딱한 '인사말' 보다는 가벼운 경제학 강의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실장은 인텔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의 자서전을 인용, "성공이 자만을 낳고 자만은 실패를 낳는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하는 편집증적 노력만이 생존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스도 '사실이 바뀌면 내 마음을 바꾼다'는 말을 했다"며 "케인스도 그랬는데, 제가 뭐라고 그러지 않겠나"라며 상황에 맞춰 정책을 끊임없이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런 언급에 기자들로부터 '본인이 케인스적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김 실장은 "어느 한 방향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다. 제 생각 가다듬는 데에는 케인스나 맬서스 등이 미친 영향도 크지만 애덤 스미스나 밀턴 프리드먼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의 책도 같은 비중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재벌개혁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보나'라는 다소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그 질문을) 예상했다"며 "전체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겠다. 지금 답변을 하면 다음 공정거래위원장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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