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재…협상복귀 전방위 압박(종합2보)

입력 2019-06-25 10:52
트럼프,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재…협상복귀 전방위 압박(종합2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사령관 8명도 대상…이란 외무도 금주 후반 제재

므누신 "자산 수십억달러 동결"…美-이란 대치 지속에 국제사회 우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이세원 기자 =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응해 보복공격을 카드를 꺼냈다가 집어넣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그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측근을 제재 대상으로 삼아 직접 압박에 나섰다.

미국과 이란 간 대치가 계속되면서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와 이란 최고지도자실에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임명한 관료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행정 명령에 포함됐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에 물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이들을 재무장관이 제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통해 부과되는 제재는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그와 최고지도자실에 가깝게 연계된 이들이 중요한 재정 자산에 접근하거나 지원받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제재가 이란 지도자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미국 내 어떤 자산에도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하며 제재 대상 개인과 의미 있는 거래를 하는 이들은 그들 자신도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돈줄을 최대한 차단하고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최고지도자에 대한 직접 압박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제재 명령에 서명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등을 강타할(hard hitting) 제재"라고 말했다.

또 "이란 정권의 적대적 행위에 대한 책임이 궁극적으로 하메네이에 있다"면서 이번 제재가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한 대응적 성격도 있지만 그런 사건이 없었더라도 부과하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는 (하메네이) 정권이 핵무기 추구, 우라늄 농축 확대, 탄도미사일 개발, 테러 지원 및 관여, 국제 분쟁의 조장, 미국과 그 동맹국을 향한 적대적인 행위 등 위험한 활동이나 염원을 포기할 때까지 압력을 계속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공격 카드를 일단 접은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제재를 통해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구상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이후 배포한 성명에서 "(이란) 정권에 핵 야망을 버리고 파괴적 행동을 변화시키고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며 선의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보복공격을 준비했다가 실행 10분 전에 중단했다고 지난 21일 직접 트위터를 통해 밝힌 뒤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란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 서명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란혁명수비대의 고위사령관 8명도 제재 대상"이라며 이번 제재로 인해 동결되는 미국 내 이란 자산이 수십억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번 주 후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이란 핵 합의 타결의 주역이자 협상을 총괄하는 자리프 외무장관을 겨눠 협상 테이블 복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일촉즉발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제사회는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 전쟁을 촉발할 수 있음을 우려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긴급회의를 하고 미국과 이란의 즉각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안보리는 이날 만장일치로 채택한 성명에서 최근 발생한 유조선 공격이 세계 에너지 공급과 국제 평화·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하고서 모든 이들이 매우 우려스러운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어느 쪽도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우발적인 전쟁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염려스럽다"면서 "우리는 (긴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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