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재선거 野 승리에 '터키 자산' 강세…"불확실성 해소"(종합)
리라화·증시·채권 모두 강세…"정부, 경제개혁에 집중할 때"
'美 제재 부과' 우려 제기되며 리라 상승분 반납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야당이 이스탄불시장 재선거에 승리한 후 터키 자산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스탄불시장 재선거 이튿날인 24일(현지시간) 오전 한때 외환시장에서 터키리라화 가치는 달러에 견줘 1.8%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리라달러환율(1달러와 교환되는 리라화 비율)은 0.9%가량 떨어진 5.76리라대를 기록했다.
리라달러환율이 낮아질수록 리라 가치는 올라간다.
주식과 채권 시장도 재선거 결과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재선거 후 개장한 이스탄불증시의 벤치마크 지수 BIST 100도 오전 장에서 2% 이상 상승했다.
특히 은행주는 3% 넘게 오르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터키 벤치마크 국채인 2년물의 수익률은 21일 19.92%에서 이날 오전 18.65%로 떨어졌다.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49) 후보의 이스탄불시장 재선거 승리에 터키 자산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는 건 중요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반응이라고 시장은 분석했다.
이번 재선거는 집권당의 개표 결과 불복으로 이마모을루 후보의 당선이 무효 처리된 후 치러졌다.
재선거에서 승부가 뒤집혀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63) 전 총리가 승리했다면 야당 지지자의 강한 반발 등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우려가 컸다.
3월 말 지방선거 후 이스탄불시장 선거 결과가 논란의 대상이 되며 리라달러환율은 한달 만에 5.5리라에서 6리라까지 치솟았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재선거를 결정한 지난달 6일 하루에만 리라화 가치가 1.9%나 빠졌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금융권 소식통은 "재선거 결과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원인을 제거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공개 직후부터 강세를 보이던 리라화는 이날 오후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도입 강행에 따른 미국의 제재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가치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리라화가 장기적으로 안정되려면 부채·적자관리와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시장은 이제 정부가 당면한 경제개혁으로 관심을 돌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금융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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