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한국기업이 바라카원전 정비계약 주도…최대 30년 연장"

입력 2019-06-24 18:03
성윤모 "한국기업이 바라카원전 정비계약 주도…최대 30년 연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2017년 2월 계약방식 변경…처음부터 끝까지 주요 협상대상은 한국"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한국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이뤄낸 원전협력 분야의 큰 성과"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3일 UAE 아부다비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이 바라카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에너지'와 체결한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전날 한수원·한전KPS[051600] 컨소시엄은 5년간 바라카원전의 유지보수와 고장수리 등을 맡는다는 내용의 LTMSA를 체결했다. 두산중공업[034020]은 주기기 등 전문분야 정비를 수행하는 정비사업계약(MSA)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5년이고 추후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계약 규모나 기간이 원래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친다는 평가에는 "UAE 법령에 따라 나와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단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30년도 협력할 수 있는 계약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성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의 일문일답

-- 바라카원전 정비사업 계약 체결의 의미는.

▲ (성윤모 장관) 이번 정비서비스 계약은 절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한국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이뤄낸 원전협력 분야의 큰 성과다. 사실상 한국 기업이 바라카 원전 정비 계약을 주도적으로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 계약수준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성윤모 장관) 1개의 기업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시스템(LTMA)에서 복수의 사업자에 정비를 맡기는 방식(LTMSA)으로 변경됐다. UAE 법령에 따라 나와가 법적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이다. 나와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면 된다. 계약 기간은 연장할 수 있다. 단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5년, 10년, 15년, 30년 협력할 수 있는 계약의 형태다.

-- 계약금액이 명시되지 않았는데 전체 계약금액과 한국이 맺은 계약금액은 어떻게 되나.

▲ (성윤모 장관) 구체적인 금액은 작업 분량이 나와야 결정될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계약은 단가 위주의 계약이지 총액으로 계약하지 않는다.

-- 한국의 역할이 약해졌는데 정부의 원전 축소 정책이 영향을 미쳤는지.

▲ (성윤모 장관) UAE와의 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원전 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다. 나와가 발표한 자료에도 명백하게 정비 파트너 선정을 위한 나와의 의사결정은 한국의 원전 정책과 무관하다고 돼 있다.

-- 협상 뒷이야기를 말해달라.

▲ (이하 정재훈 사장) 2017년 2월 나와와 한전KPS의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지면서 영국 두산밥콕이 협상 대상으로 떠오르고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전환됐다. 지난해 5월 UAE원자력공사(ENEC)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데 첫마디가 한전KPS에 정비 계약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전KPS가 정비를 맡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되니 고려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6월에 입찰방식을 바꿀 테니 한수원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들어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한전KPS와 연합해 경쟁입찰에 응모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주요 협상 대상은 한국이었다. 저가수주를 했다거나 아웃소싱 물품을 들여오는 걸 포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본입찰에 들어가서는 한 번도 가격을 깎은 적이 없다. 그리고 원래 정비에는 물품을 사들이는 것이 들어가 있지 않다.



-- 계약금액을 낮춘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럼 처음에 원하는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 건가.

▲ 공기업으로서 가진 기준이 있다. 그 기준에 맞춰서 가격을 제시했고 그걸 양보한 적은 없다. 다만 제3국 인력 비중을 조금 늘리면 인건비가 싸지니 이런 대안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LTMSA 방식으로 바뀌어서 의미가 없어졌다.

-- 이번 사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 우리가 얼마나 담당할지는 상대방이 있어서 100%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외국기업과의 협상은 아직 발표 나온 게 없다. 금액도 굉장히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 한수원에서 나와에 파견하는 고위직이 얼마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나.

▲ 한수원에서 나가는 인력은 내가 직접 이력서를 전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본부장급이 될 것으로 본다. 역무지시서(task order)를 발행하는 조직과 연결돼 있어서 한국에는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원전 정비사업의 책임이 전적으로 나와에 있는 건가.

▲ 나와가 최종 책임을 진다고 해서 계약형식이 LTMA에서 LTMSA로 바뀐 거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가 제공한 역무 범위 안에서만 해당한다. 우리가 지급받은 금액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면 된다.

-- LTMA에서 '서비스'라는 단어가 추가돼 기술이전을 맡았다는 느낌이 있는데.

▲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지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돼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UAE 인력이 이에 적응할 수 있게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 계약 기간을 15년으로 예상했다가 5년으로 줄었는데.

▲ 15년은 모든 것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머릿속으로 그린 수치다. 다른 모든 서비스 계약을 보면 5년 이내다. 서비스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 중 최장기가 5년이다. 일단 이렇게 정하고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 정부는 '원전 운영권 60년 보장'이라고 말했는데.

▲ 과거에 구두로는 그런 이야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계약서 등에 확인된 건 아니다.

-- 정부가 원전수출에 대해 과대 포장한 것인가.

▲ 희망 사항을 강력하게 표현했다고 하겠다. 우리가 주역이라는 건 우리도 알고 저쪽도 안다.

-- 결국 하도급 형태로 격하된 거 아닌가.

▲ 하도급은 국내에서 표현하는 용어다. UAE 등 외국 사업장에서는 사람을 파견하는데 하도급이라고 안 하고 서비스 어그리먼트(service agreement)라고 한다.

-- UAE와 추후 협력 계획은.

▲ 제3국 공동진출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국가만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UAE가 투자한 나라로 가자는 것이다. 연료공급부터 정비, 교육까지 전주기가 다 같이 갈 수 있다.

-- 운영권 사업 관련 목표 수익률을 10.5%라고 했는데 지금은 얼마인가.

▲ 그 수준에서 ±1%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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