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vs 보호'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TF 현장점검

입력 2019-06-24 14:35
'개발 vs 보호'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TF 현장점검

국가 습지보호 지역 지정 찬반 논의 본격화…조만간 주민설명회 추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개발과 보호 논리가 대립하는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를 두고 합의점을 도출할 전담기구가 현장점검에 나섰다.

황룡강 장록습지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TF(전담팀)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현장을 살펴보며 찬반 논의를 본격화했다.

TF는 황룡강교를 출발해 영산강 합류부까지 하천 제방을 따라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장록습지를 살펴봤다.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는 측은 수목이 우거진 장록습지 구간의 물흐름이 나빠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벌목과 준설 등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모기와 벌레의 창궐, 설치류와 조류의 분비물로 질병이 전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시 생태 그대로의 습지 보호를 요구하는 측은 재해 예방과 복구를 위한 정비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건강한 자연생태계가 조성되면 해충 발생을 막을 수 있고, 야생조류 서식지 예찰도 정부가 강화하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TF는 7∼8월에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장록습지 개발을 요구하는 측은 습지 보호로 KTX 투자선도지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정, 선운2지구 조성 등 지역 발전 사업의 차질을 우려한다.

선운지구 주차난 해소와 주민 편의를 위해 습지 구간인 하천 둔치에 주차장, 체육시설 설치를 요구한다.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하는 측은 습지보전법, 자연환경보전법, 환경영향평가법을 근거로 하천 둔치 바깥 지역의 개발 사업에 직접적인 규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장록습지가 국가습지로 지정받지 않아도 하천 경계로부터 300m 이내 지역은 엄격한 경관 규제를 받는다고 부연한다.

장록습지는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습지로 광산구 호남대학교 인근 황룡강교 일원에서 영산강 합류부까지 3.06㎢에 이른다.



광주시는 2016∼2017년 생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경부에 장록습지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청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습지센터는 지난해 3월부터 열 달 동안 정밀조사를 시행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습지로는 보기 드물게 멸종위기종 등 829종 생물의 서식지로 보호가 필요하다는 정밀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습지센터는 찬반으로 나뉜 지역 여론이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 있어 환경부에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계획 수립 건의를 유보했다.

공무원, 광역·기초의원, 전문가, 주민대표, 갈등조정가 등이 참여한 TF가 지난달 출범해 장록습지를 둘러싼 여론의 합의안을 찾고 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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