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에이스'로 낙점된 구슬 "플레이로 보여주고 싶어요"

입력 2019-06-24 14:22
수정 2019-06-24 14:30
'BNK 에이스'로 낙점된 구슬 "플레이로 보여주고 싶어요"

지난 시즌 팀내 한국 선수 득점 1위…"지원 늘어 좋지만, 부담도 커"



(부산=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누가 에이스라고 말하지 않아도, 플레이를 보고 '쟤가 에이스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싶어요."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에서 2019-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구슬(25)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BNK는 24일 부산 진구 롯데호텔에서 구단 관계자를 비롯해 코치진과 선수단 전체가 모여 창단식을 열었다.

행사에서는 새로운 유니폼을 비롯해 마스코트, 엠블럼 등이 공개됐다.

구슬은 흰색과 빨간색으로 이뤄진 BNK의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익살스러운 포즈를 지어 보인 그는 5명의 선수 중 가운데에 서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번 시즌 팀 내에서 구슬의 위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자리 배치였다.

지난 시즌 구슬은 35경기에서 평균 28분 22초를 뛰며 10.2점의 평균 득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경기당 4.2개를 보탰고 어시스트 1.3개도 곁들였다.

외국인 선수인 다미리스 단타스를 제외하고 팀 내에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구슬뿐이었다.

지난 4월 새롭게 BNK의 지휘봉을 잡은 유영주 감독은 팀의 에이스이자 중심으로 구슬을 지목했다.

구슬은 아직 에이스라는 타이틀의 무게가 무겁다고 했다.

그는 "처음 팀이 소집됐을 때 감독님과 면담을 했는데, 그때 감독님이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부담스럽지만, 잘 이겨내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격려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구슬은 발목 부상으로 아직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가벼운 슈팅훈련 정도만 소화하고 있는 그는 유영주 감독의 지휘 아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구슬은 "아직 볼 만지는 게 익숙하지 않다"며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데 훈련에 합류하지 못해서 불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나도 고참급 선수가 됐기 때문에 선수들을 이끌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잘 못 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BNK는 OK저축은행 구단을 인수하는 형태로 창단했다.

OK저축은행은 2017-2018시즌을 끝으로 해체돼 WKBL이 위탁 관리를 맡았던 KDB생명 구단의 네이밍 스폰서였다.

구슬은 "BNK가 구단을 인수한 후 지원이 크게 늘었다"며 "늘 돼지고기만 먹다가 소고기 회식도 해보고, 농구용품도 좀 더 풍족하게 쓸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부담감과 책임감도 함께 느껴진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이 모두 여성인 것에 대해서는 "코치님과 감독님의 기술을 직접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 "감독님이 기가 너무 세셔서 조금 힘들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은 예상 이상의 선전을 모이며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구슬은 올해는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3위 안에 들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누가 에이스라고 말하지 않아도, 플레이에서 에이스임을 알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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